대한병원협회(회장 성상철)가 2012년도 병원 수가 1.7% 인상안에 합의하자 회원병원들이 강하게 질책하고 나섰다.
대한병원협회는 17일 제24차 상임이사회 및 시도병원회장 합동회의를 열었다.
이날 병협은 지난 15일 복지부 건겅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내년도 병원 수가가 1.7% 인상된 배경을 설명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성상철 병협회장은 회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성 회장은 "병원 수가가 1.7% 인상되고, 부대조건이 포함된 이번 수가계약에 대해 회장으로서 회원 병원들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어 성 회장은 "앞으로 잘못된 수가결정체계를 개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소병원, 지방병원들은 병협이 수가 1,.7% 인상안에 합의한 점을 성토하고 나섰다.
회의에 참석한 모 병원장은 "병협이 회원들의 어려운 사정을 너무 모른다"면서 "턱 없이 낮은 수가로 어떻게 병원을 운영할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또다른 병원장은 "병협이 수가협상 전략과 전술이 부재해 이런 결과를 초래했고,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영호 보험위원장은 "복지부가 수가개선 방안과 병원경영 합리화 방안을 내놓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무턱대고 건정심을 뛰쳐나올 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병협이 내년도 수가인상안에 합의함에 따라 공단과의 수가협상 직후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도 자동 해체된다. 저수가를 규탄하는 궐기대회도 유야무야됐다.
병협은 지난 10월 27일 전국 병원 관계자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 임시총회까지 열어가며 적정수가를 보장하지 않을 경우 건정심 탈퇴, 법적 대응하겠다고 단언했지만 사실은 '엄포'였던 것이다.
다만 병협은 '병원경영 정상화 TF'를 꾸려 중소병원의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한 기획 및 보험분야 제도개선 사항을 정리해 복지부와 협의에 들어가기로 했다.
복지부가 건정심에서 병원경영 합리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내년 수가를 일정부분 양보하고, 추후 실리를 모색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