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사총연합이 불법 리베이트를 의사에게 제공한 제약사 명단 공개를 미뤘다.
다만 제약협회와 제약계에 다시 한번 사과의 기회를 주되,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명단 공개를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국의사총연합 노환규 대표는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제약계에 한번 더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노 대표는 "리베이트는 몇 몇 제약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데 일부 제약사만 피해 보고 다른 제약사들은 면피할 우려가 있다"면서 명단 공개를 유보한 이유를 설명했다.
노 대표는 그러나 7개 제약사의 리베이트 관련 문건을 확보했으며, 이 중에는 다국적사도 포함돼 있다고 환기시켰다.
특히 제약회사가 마케팅 회사를 경유해 TV 출연을 대가로 500만~2000만원의 비용을 의사에게 지급한 사례, 의사에게 15%의 리베이트를 제공하겠다는 제약사 영업사원의 녹취록 등은 공개했다.
노 대표는 이어 정부에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을 건의한 제약계에 다시 한번 사과를 요구하고, 그 시한을 오는 12월 3일까지로 못 박았다.
그는 "제약계가 이 날까지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의사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전의총 차원에서 더 많은 제약사의 리베이트 제공 증거를 확보해 이를 공개하고 당국에 고발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의사가 리베이트를 받은 사례에 대해서도 공개해 내부 출혈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 대표는 제약사 명단 공개 및 고발 시기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노 대표는 "제약업계가 사과한다면 의료계는 정부의 약가 인하 일괄 조치 중단과 리베이트 쌍벌제 철회 혹은 정상적인 마케팅을 구분해 허용하는 보완작업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