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병원, 고대 안산병원 등 12개 수련병원이 내년부터 흉부외과 전공의를 받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
이에 따라 일부 병원들은 PA를 도입하는 등의 대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 또한 땜질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메디칼타임즈가 1일 2012년도 레지던트 모집 마감 직후 수련병원 지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경희대병원 등 12개 병원이 4년 연속 흉부외과 전공의를 뽑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이들 대학들은 흉부외과 전공의 정원이 모두 회수돼 내년부터는 레지던트를 선발할 수 없다.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정원 감축 방안의 일환으로 각 수련병원에서 최근 3년간 전공의를 받지 못한 전문과목의 정원을 회수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이에 따라 경희대병원, 고대 안산병원, 국립중앙의료원 등은 올해 정원을 모두 회수당해 정원이 '0'명으로 조정됐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에 각 수련병원과 학회가 극하게 반발하자 복지부는 1년간 제도를 유예하는 의미로 올해에 한해 '정원외 모집'을 허용했다.
정원은 0명으로 조정됐지만 혹시 지원자가 있을 경우 이를 모두 인정해 주겠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를 살린 수련병원은 총 22개 중 2곳에 불과했다. 아주대병원이 2명의 전공의를 확보해 위기에서 탈출했고 길병원도 1명이 지원해 정원을 지켜냈다.
그러나 경희대병원, 고대안산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순천향대부천병원, 순천향대천안병원, 원광대병원, 을지대병원, 서울백병원, 인하대병원, 중앙대병원, 충북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은 모두 단 한명의 지원자도 받지 못해 꼼짝없이 정원을 회수당하게 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올해에 한해 정원외 모집을 허용한 만큼 내년부터는 이들 모두 정원이 0명으로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병원들은 병원 운영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4년간 전공의가 없는데다 앞으로 충원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부 병원들은 PA를 늘려 수술실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또한 단기 처방에 불과해 한숨을 짓고 있다.
A병원 흉부외과 과장은 "사실 병원이 잘못해서 전공의들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닌데 왜 정원을 회수하는지 모르겠다"며 "우리 병원은 수가가 인상된 직후부터 전공의 급여인상을 결정한 몇 안되는 병원"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몇 년째 전공의를 받지 못해 PA와 전문간호사를 수술팀에 합류시킨 상황'이라며 "우선은 이런식으로나마 수술실을 지켜야 하지 않겠냐"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