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점점 SU계 대표약 '아마릴'의 처방을 줄이고 있다.
특히 이 약을 많이 써 속칭 '아마릴 텃밭'으로 불리던 개원가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차적인 이유는 정부 고시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7월부터 당뇨 치료 단독 요법에 가급적 메트포민을 먼저 처방해야 급여를 잘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사실상 신규환자가 오면 그동안 많이 쓰던 SU계 약물 대신 메트포민 처방을 지시한 것이다.
한 개원의는 "7월 전에는 신규 환자에 SU계 약물을 많이 썼지만, 이제는 대부분 메트포민을 쓴다. 의사 소견서 등을 쓰면 되지만, 자칫하면 꼬투리 잡혀서 삭감 당할 수도 있다. 당연히 SU계 약물 처방이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전체적인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모 교수도 "한국 당뇨 환자는 SU가 더 잘 듣는 경향이 있지만 메트포민도 비교 임상 결과 뒤지지 않았다. SU부터 쓰기 시작하면 주사치료로 바로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인지 '아마릴'은 가장 최근 집계된 10월 원외처방조제액이 53억원에 그쳤다. 이는 올 2월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치다.
수년간 당뇨약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던 '아마릴'의 아성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SU계 약물 쓰던 기존 환자도 메트포민으로?
두번째 아마릴 처방 감소 이유는 일부 의사들이 기존 환자에서도 처방 변경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신규 환자에는 되도록 메트포민을 쓰라고 했지만, 기존 환자는 이전에 쓰던 약을 그대로 처방해도 된다고 했다. 그런데도 적지만 일부 개원의는 SU계 약물을 메트포민 등으로 바꾸고 있다.
한 개원의는 "7월 전에는 당뇨 신규 환자에 대부분 SU계 약물을 썼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결국 메트포민으로 가야한다면 기존 환자들에게도 SU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조금이지만 처방을 바꾸고 있다. 일부지만 주변 동료들도 이런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물론 그는 아직도 SU쓰던 기존 환자는 SU를 많이 처방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