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원장이 건강검진 당일 환자의 기존 질병을 진료하고, 진찰료를 산정한 것에 대해 공단이 환수한 사건과 관련, 대법원이 공단 처분을 취소하라고 선고하자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들이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현재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회장 임수흠)는 2007년 공단이 영유아 건강검진 당일 검진과 무관한 진료에 대한 진찰료를 환수하자 집단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다.
임수흠 회장은 5일 "산부인과 원장 환수사건은 영유아 건강검진과 매우 유사해 소아청소년과 소송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최근 산부인과를 개업한 L원장이 건강검진 당일 검진 이외의 질병을 진료하고, 진찰료를 청구한 것에 대해 건강보험공단이 해당 진찰료를 환수한 것은 위법이라고 확정판결한 바 있다.
L원장은 2008년 4월부터 수진자 463명에 대해 자궁경부암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자궁질도말세포 병리검사비용을 청구했다.
또한 건강검진 당일 다른 질병에 대해서도 진료한 후 이에 해당하는 요양급여비용은 초진료 또는 재진료로 청구해 왔다.
그러자 공단은 건강검진을 한 의사가 검진 당일 수진자 이상소견 및 기존 질병에 대해 진료한 경우 진찰료를 별도로 청구할 수 없음에도 해당 비용을 지급받은 것은 부당청구에 해당한다며 521만원을 환수했다.
이에 대해 서울고법과 대법원은 "관련 고시 문헌상 진찰료를 청구할 수 없는 것은 기존 질병 또는 다른 질병에 대한 진료행위가 검진 결과에 바탕해 이뤄지거나, 검진과정에서 나타난 결과와 연계해 이뤄지는 것을 의미하는 게 명백하다"고 못 박았다.
검진 결과와 연계되지 않은 진료에 대해서는 이 고시를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소아청소년과 환수사건도 L원장과 유사하다.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들은 2007년 10월부터 영유아검진 당일 검진과 무관한 진료를 한 후 진찰료를 청구하자 공단이 해당 진료비 환수에 나섰다.
2010년 9월 28일 요양급여기준이 개정되기 이전에는 건강검진 당일 타 진료과목 의사가 진료한 것을 제외하고는 진찰료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자 소아청소년과 개원의 48명은 올해 환수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1심 재판이 진행중이다.
임 회장은 "이번 법정싸움은 환수 금액의 문제가 아닌 의사의 자존심이 걸린 사안"이라면서 "건강검진 당일 기존 질환에 대한 진찰료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환자의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