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학회가 GSK '제픽스(라미부딘)'와 부광약품 '레보비르(클레부딘)', 그리고 한독약품 '세비보(텔비부딘)' 등 3가지 B형 간염약에 대해 1차약 사용을 비권장했다.
반면 BMS '바라크루드(엔테카비어)'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길리어드 '비리어드(테노포비어)'에 대해서는 1차약으로 우선 고려해야한다고 했다.
학회는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추계 학회에서 '2011 만성B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제픽스와 세비보는 장기 치료 시 내성 발생률이 높다. 따라서 치료 반응이 좋다고 기대되거나 단기간 치료가 계획된 경우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레보비르는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장기 추적 관찰 데이터가 부족하다.
반면 바라크루드(엔테카비어)와 비리어드(테노포비어)는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와 낮은 내성 발현율을 보이는 상당히 안전한 약물이다.
인터페론보다는 사용이 편리한 페그인터페론이 선호된다. 초기치료로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병용하는 게 단독보다 명백히 우수하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
따라서 만성 B형간염의 초기치료 약물로는 바라크루드, 비리어드, 페그인터페론 중 하나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종합해보면 가급적 만성 B형간염 환자 1차약으로 제픽스, 세비보, 레보비르를 쓰지 말라는 소리다. 참고로 제픽스는 이미 지난 3월부터 1차약 처방이 제한된 상태다.
다만 간학회는 "그 외의 약물들은 치료 반응이 좋으리라고 예상되는 경우 투여를 고려할 수 있고, 치료 반응 여부에 따라 약물 지속 혹은 변경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물론 가이드라인에는 헵세라도 다른 경구 약제에 비해 항바이러스 효과가 약하고 1년 이상 사용시 내성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1차약으로 권장하지 않았지만 이 약은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 2차약으로 승인 받은 상태다.
하지만 이번 간학회의 가이드라인 제시로 이들 3개 약제에 대한 처방액 감소는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많은 간염 전문의들이 신규 환자에게는 내성 등의 이유로 이들 약물의 처방을 줄여왔기 때문.
모 소화기내과 교수는 "내성이 높은 약은 향후 사용하는 약에도 내성을 높일 수 있다. 때문에 의사들은 가급적 내성 발현율이 낮은 약을 선택한다. 이미 제픽스 등은 1차약으로 쓰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제픽스의 경우 이미 많은 환자들이 사용하고 있어 큰 처방액 감소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교수는 "흔히 '제픽스' 등 내성 높은 약을 쓰던 환자에게 '바라크루드' 등 내성 적은 약을 주면 해결될 것으로 오해하지만 이 경우에도 내성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는 '제픽스'에 내성이 생기면 '헵세라' 병용 처방이 나온다. 두 약제의 조합이 내성발현율이 낮기 때문이다. 때문에 쉽게 약은 못바꾼다. 제픽스 등이 1차약으로 권고되지 않아도 처방은 웬만큼 나온다는 소리다. 때문에 이들 약이 큰 처방액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보였다.
실제 제픽스는 지난 3월(28억원) 처방 제한 조치가 이뤄진 후 10월(24억원) 현재 월 처방액(UBIST 기준)이 4억원 밖에 줄지 않았다.
다만 이들 약제는 앞으로 가이드라인이 나온 만큼 신규 환자에게는 처방이 크게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제픽스'와 달리 '레보비르'는 타격이 있을 것으로 봤다.
반면 한국BMS의 '바라크루드'는 이번 가이드라인으로 더욱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이 약은 이미 이런 점이 전문가들에게 인정받아 올 6월부터 월 처방액이 100억원 이상(UBIST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최근 집계 기록인 10월에는 111억원 어치나 처방했다.
이와 함께 빠르면 내년 상반기 유한양행이 공급할 것으로 보이는 길리어드의 '비리어드'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