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출시된 국산 고혈압 ARB 신약 '카나브(피마살탄)'. 10월까지 7개월간 누적 처방액은 44억원(UBIST 기준)이다. 국산 신약 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그렇다면 교수들과 개원의들은 이 약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대체적으로 이들은 '올메텍(올메살탄)', '디오반(발사르탄)' 등 기존 ARB 계열 고혈압약과 비교해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다만 혈압이 너무 잘 떨어진다는 점은 아쉽다고 했다.
나승운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는 최근 심장학회에서 '카나브' 사용 소감을 밝혔다.
그는 카나브의 장점으로 ▲신속한 흡수율 ▲7~10시간의 반감기 ▲높은 목표혈압 도달율과 두자리수 이상의 우수한 혈압 강하 효과 ▲항염증 효과 발현으로 인한 장기보호 효과 ▲안전성 입증 ▲노인환자 용량조절 불필요 등을 꼽았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도 "'카나브'를 써보니 (기존 ARB 약제와 비교해) 무난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병완 교수 역시 "코드가 안 잡혀 못 써봤지만 동료 의사들의 평이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
개원가 반응도 비슷했다.
'카나브' 후향적 연구(800여 곳 의원급 병원 대상)에 참여한 모 개원의 역시 "다른 ARB계열 고혈압약보다 꽤 늦게 나왔지만, 혁신적이지는 않았다. 다만 이들보다 나쁘지도 않았다"고 평했다.
다만 의사들은 '카나브'의 주 용량(60mg)이 너무 혈압 강하 효과가 좋다는 점은 아쉽다고 했다.
김형관 교수는 "고혈압 환자는 혈압이 적당히 떨어지는 것이 좋은데 '카나브'는 너무 잘 떨어진다. 교수들 사이에서 절반 용량(30mg)이 나왔으면 하는 의견이 많다. 보령제약도 이런 의견을 반영해 30mg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보령은 30mg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용관 부사장은 6일 통화에서 "최근 '카나브 30mg' 임상 승인 신청을 받았다. 일단 내년에 허가는 받을 수 있다. 특수한 경우에 하프 용량으로 쓸 수 있도록 사용상 명시돼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정식 출시까지는 2년 가량이 걸릴 것이다. 30mg 고혈압 적응증 승인을 위해서는 임상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