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만호 씨는 김종대 씨의 아바타다…위헌 소송은 돈벌이에 급급한 일부 의료인이 제기한 것이다."
"위헌 소송은 의료민영화와 무관하다…건보제도 개선 동기 마련하자는 취지다."
8일 건강보험 재정 통합 위헌 소송 최종 공술인 진술을 앞두고 헌법재판소 앞에서 시민단체와 의사협회의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졌다.
시민단체는 경만호 의협 회장의 위헌 소송을 돈벌이에 급급한 일부 의료인이 제기한 것으로 규정, 소송의 당위성을 비꼰 반면 의협은 소송 취지를 일부 단체가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맞섰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시민단체다.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건강세상네트워크 등 47개 시민단체 연합 대표들은 2시 헌법재판소 정문에서 집결, "건강보험 통합이 위헌으로 판결나면 건강보험이 분할돼 국민건강을 위협할 것이다"고 우려감을 전했다.
조경애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는 "건보 통합은 국민의 염원과 투쟁에 의해 이뤄졌다"면서 "하지만 경만호 회장 등 조합주의, 의료시장주의 세력들이 계속해서 공단을 흔들고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는 "2000년 건보 통합 위헌 소송에서도 직장-지역자간 보험 통합은 평등권과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면서 "이번에 만약 일부 합헌 불일치가 나오면 공단 분할 세력들이 건보 제도를 흔들 것이다"고 우려했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의협 경만호 회장을 두고 '돈만 아는 의료인' 등의 발언으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경 회장을 겨냥해 "이는 돈벌이에 급급한 일부 의료인이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면서 "직장이 있든 없든 국민은 건강권을 똑같이 보장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분위기는 험악해 졌다.
최재기 사회보험노조 위원장은 "경만호 씨는 김종대의 아바타다"고 비판했다.
김종대 이사장이 쓴 자료를 그대로 경 회장이 헌법소원을 했다는 것.
최 위원장은 "경 회장이 머리가 좋아서 건보통합의 부당성을 주장한 것이 아니다"면서 "이는 사실 김종대 씨 책에 다 나와있는 내용들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도 자신있으면 (의료민영화 추진을) 해보라"면서 "하지도 못할 것을 왜 꼼수를 부리냐"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는 "정신나간 경만호 씨와 김종대 씨가 맞불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며 "이들 사진을 찍어가 신문에 실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3시 30분부터 이어진 의사협회의 반박 기자회견에서는 경만호 회장과 박용우 총무이사, 조남현 전문위원, 최종현 사무총장, 서울시의사회 나현 회장이 참석했다.
경만호 회장은 "의료민영화 반대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그간 저를 포함한 청구인들이 제기한 헌법소원 취지를 왜곡해 왔고 오늘도 헌재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는 명백히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의도"라면서 "이들의 왜곡된 주장이 진실인 양 오인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경 회장은 "헌법소원 청구의 진실이 무엇이든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외압은 있을 수 없다"며 헌법소원은 의료민영화와 상관 없이 건보 제도 개선을 논의하자는 뜻"이라고 선을 그었다.
건보 재정 부담이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비효율, 고비용의 현재 건보 체계로는 급증하는 재정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
경 회장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속히 건보제도와 의료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을 논의해야 한다"면서 "헌법소원은 그 동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한편 건강보험 재정 통합 위헌 소송과 관련 이규식 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연세대 보건행정과)과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의 최종 공술인 진술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