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목포대가 의과대학을 유치하려면 전국 41개 의대와는 차별성을 갖고 적극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전라남도 지역에 의대가 하나도 없다는 논리는 빈약하고, 의대만 설립되면 모든 게 해결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은 그만해야 한다는 것.
목포대는 전라남도, 목포시와 공동으로 15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국립목포대 의과대학 유치 정책포럼'을 열었다.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아주대 의대 이종찬 교수는 "목포대는 20년간 의대 유치를 위해 노력했다고 하는데 전문가가 볼 때는 노력 안한 것 같다. 의대 설립이 목포대 생존을 위해서인지, 전남 서남부지역 2000개 섬주민을 위해서인지 자문자답할 때"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목포대는 지금 의대만 만들어지면 모든 것이 되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 이는 기존 많은 의대들이 해왔던 것이다. 만성질환자 최다 등의 통계는 전문가를 설득시킬 수 없다. 전남의 지리적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의대와 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을 실패 사례로 들었다. 올해 3월 서울시 강남구에서 중랑구로 이전하면서 서울시민을 위한 병원이 아니게 됐다는 것.
중랑구와 경기도 인접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금촌구, 구로구, 은평구, 관악구 주민들은 병원을 이용하는 데 상당히 불편을 겪고 있다.
이종찬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처럼 화려하게 병원을 짓는 것은 의미가 없다. 목포대는 2000개 섬주민의 의료문제에 대해 소명감을 기를 수 있는 교육에 집중하는 의대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목포대는 기존 의대들이 매달리고 있는 실험실에서 연구를 하는 분자생물학적 의학이 아니라 인문사회형, 민속의학형 의과대학을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건양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나백주 교수도 의대를 한개 더 만든다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데 동의하며 기존 의대와 뭐가 다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의대 설립은 이해관계집단이 다양하게 얽혀 있고, 의사회에서 굉장히 크게 반대하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다. 인구대비 의사수는 많지 않지만 의대수가 많기 때문에 고민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상진료 중심, 3차의료기관 중심으로 의료서비스가 이뤄지다보니까 농어촌, 도서지역에서의 서비스 질이 미흡하다. 낙후한 지역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공공의료나 2차 의료기관에 대해 연구하고 지원하는 의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낙후한 지역에 의료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쪽으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나 교수는 "이런 지역 의사들은 한과만 전공하는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라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학기 중간중간 소외지역 의료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공중보건의들의 활동에 메카로서 지원해줄 수 있는 의대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