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가 의약품 구입 불편 해소의 대안으로 일반약 슈퍼 판매 대신 '공공의원' 설립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20일 대한약사회(회장 김구)는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취약시간대 문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보건의료기관으로 의원이 35.3%로 가장 높고 다음이 약국 28.7%, 응급실 18.7%, 보건소 16.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전국 147개 약국에 설치된 태블릿 PC에 설치된 설문조사 어플을 이용해 10월 24일부터 11월 15일까지 19세 이상 성인 남녀 1780명을 대상으로 했다.
약사회는 "응답자의 49.6%는 의원이 문을 닫아서 이용하지 못했다"면서 "약국은 26.2%, 응급실은 17.2%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약사회는 만성질환자의 보건의료 이용 수요도 높다고 환기시켰다.
약사회는 "전체 응답자 중 만성질환자는 25.2%"라면서 "이중 심야나 공휴일에 보건의료기관 방문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환자는 76.6%에 달했다"고 밝혔다.
#i2#또 응급실 방문을 원한 환자의 94.8%는 응급실을 방문한 반면 의원 방문을 원한 환자는 47.2%만이 의원을 방문하고 나머지 31.5%는 응급실, 19.5%는 약국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원 등 1차 의료기관에 대한 국민의 실질적인 의료수요가 많음에도 응급실과 약국에서 일정 부분 그 수요를 대체해 왔다는 것이 약사회 측 판단이다.
약사회는 "심야나 공휴일에 병원급 응급실 외에 1차 보건의료기관(의원급 의료기관, 보건소, 약국 등)이 생긴다면, 이용할 의향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79.5%가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며 취약시간대 의료서비스 도입을 주문했다.
반면 의협은 '공공의원' 설립 주장이 국민들의 일반약 슈퍼 판매 요구를 흐리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의협 관계자는 "국민들의 일반약 슈퍼 판매 요구에 적절한 해결책은 말 그대로 일반약 슈퍼 판매 밖에 없다"면서 "이를 물타기 하기 위해 공공의원 등을 주장하는 것은 논점을 흐리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취약시간대 보건의료 공백 방지를 위해 응급실이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의원을 주장하는 것은 약품 구입 불편이 마치 의료계의 탓인 것처럼 돌리려는 술책에 불과하다는 것.
그는 이어 "일반약 슈퍼 판매 주장의 핵심은 취약시간대에도 국민들이 자신에게 맞는 약을 스스로 선택해 불편함을 없애자는 것"이라며 "위기를 모면하려고 의료계 희생을 강요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