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에서 로봇수술을 받고 사망한 고(故) 박주아 씨 유족과 병원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28일 오후 4시부터 새벽 1시까지 8시간 동안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에서 박주아씨 유족과 병원 측 담당 의료진과의 대질 심문이 있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한환연)은 당시 상황을 자세히 밝히고, 병원 측이 의료사고의 진실을 감추려 하지 말고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29일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박주아 씨 사망은 불가피한 상황이었고 의학적 책임을 다했다"며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십이지장 천공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병원 측은 수술 과정 중 생긴 것이 아니라 지연성 천공으로 수술 이후에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2차 응급수술이 늦어진 것에 대해 "박주아 씨의 상태는 응급이 아니었고 개복 수술 전에 체온, 맥박, 혈압, 호흡 등 활력징후가 안정돼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족측은 십이지장 천공 후 응급수술 지연, 슈퍼박테리아 감염, 환자안전관리 시스템 오류로 인한 사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 측은 "환자 숨이 뒤로 꼴딱꼴딱 넘어가고 고통을 참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두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어떤 경우가 응급인가"라며 "수술 과정에서 천공된 것이고 수술 후부터 바로 밤새도록 강한 통증을 호소해 진통제를 맞았다"고 말했다.
한환연은 "원래 고인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의무기록 작성에 오류가 있었다는 등의 말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병원 측의 태도는 너무 아마추어 적"이라며 "JCI 인증이 환자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국제적 인증제도인지 의심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