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큰 명절인 설날. 하지만 이 시기 병원들은 경증환자부터 중환자까지 몰려 평소보다 더 바쁘다.
특히 설 연휴에도 당직을 서는 인턴과 전공의들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환자를 접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두려움의 시간이기도 하다.
교수들이 떠난 자리를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혼자서 수련을 받고 있는 A대학병원 흉부외과 전공의 L씨. 그는 연휴기간 4일 중 이틀 동안 당직을 선다.
그는 "평소에는 긴급상황에 전임의나 교수에게 콜을 할 수 있었지만 명절에는 아무래도 혼자서 환자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평일에는 잠깐 놓치는 부분이 있어도 교수가 상주하고 있으니 바로 해결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연휴에는 내가 케어하지 않으면 하루, 이틀을 환자가 견뎌야 하니 더욱 신경쓰게 된다"고 덧붙였다.
B대학병원 전공의도 이같은 부담감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커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번 설 연휴에는 1, 2년차 레지던트 4명이 나눠서 당직을 설 예정"이라며 "명절 때는 다양한 환자들이 응급실을 찾기 때문에 응급의학과, 내과, 이비인후과 전공의들이 특히 더 긴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부담은 되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있다"며 "최선을 다해 환자를 돌보겠다"고 전했다.
특히 명절에는 평소보다 환자가 느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전공의도 있다.
C 대학병원 전공의는 "명절에는 평소보다 환자들이 1.5배 늘어난다"며 "이로 인해 평소보다 대기시간이 길어 환자들의 불만도 커지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도 환자가 많아지면서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서로 예민해져 트러블이 일어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부담감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