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의료소송이 늘고 있습니다. 비단 의료에만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이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에 대한 부분에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일본 동경대 오오무라 아츠시(Omura Atsushi) 교수는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자리에서 의사와 환자의 커뮤니케이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오오무라 교수는 민법학계 권위자로 일본 동경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27세에 조교수로 취임해 주목을 받았다. 민사소송이 많은 의료분쟁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최근 성균관대 법학연구소가 개최한 국제심포지엄에서 '고객의 의도와 의사의 대응'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여호와의 증인 수혈거부 사건, 유방암 수술 후 유방 보존을 원했던 환자와 절제 수술을 한 의사의 대립에 대한 판례를 예로 들었다.
특수한 상황에서 의사의 '설명의 의무' 중요성이 강조된 판례들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의사가 부담하는 설명의무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판례가 나타나고 있다.
오오무라 교수는 "판결문에 따르면 의사의 치료방법, 진단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환자의 이해를 기준으로 했을 때 의사가 환자의 특별한 사정을 이해하고 충분히 설명한 후 대처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와 의사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의료분쟁조정원 출범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오오무라 교수는 "법의 세부 내용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일본에서도 의료분쟁이 생겼을 때 소송으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한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또 이를 중재해주는 제3의 전문기관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송이 사람들에게 너무 부정적인 인식으로 박혀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오히려 소송이 환자와 의사의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오무라 교수는 "과거에 의사는 설명을 제대로 안했고, 환자도 의사의 말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하고 묻지 않았다. 최근 의료소송이 많이 이뤄지는 것은 환자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커뮤니케이션 부재로 소송이 발생하는데 그 소송 자체를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 과정을 통해 화해하고 소를 취하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