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국내제약사들이 다국적제약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근거중심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쌍벌제 이후 어차피 공격적인 영업이 불가능하다면 더 이상 '사람 챙기기'로 처방을 따내는 판촉 방식은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동아는 이런 마케팅의 일환으로 지난 15일 수도권 지역 내과 개원의 및 소화기내과 전문의 500여 명을 대상으로 자체개발 소화불량치료 천연물신약 '모티리톤' 발매 심포지엄을 열었다.
여기서 의사들에게 기능성 소화불량증 최신지견, '모티리톤' 3상 임상결과 등의 내용을 전달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동아제약 마케팅 활동의 핵심가치는 기존 '관계중심' 에서 임상·학술활동 등 '근거중심'으로의 변화다. 이번 심포지엄은 동아 마케팅 변화의 서막을 연다는 면에서 매우 의미 깊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지역별 멀티 4상 임상을 진행해 '모티리톤'의 우수성과 안전성 자료를 확보하고 기능성 소화불량증 유병율 조사를 통해 의사들에게 질환 및 제품 홍보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국약품도 자사의 진해거담제 천연물신약 '시네츄라(아이비엽+황련)'를 갖고 근거 중심 마케팅에 한창이다.
회사 마케팅 이사는 "최근 3개월간 집중적으로 시네츄라 임상 결과 등을 발표하는 심포지엄을 전국적으로 진행했다. 참여한 의사들도 큰 관심을 보였고, 만족스러워했다"고 설명했다.
보령제약 역시 자체개발 고혈압신약 '카나브(피마살탄)'의 처방 데이터를 꾸준히 분석해 이 자료를 의사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얼마 전 마무리 된 의원급 의료기관 800여 곳을 대상으로 한 '카나브' 후향적 연구도 그 일환이다.
A제약사 PM은 "복제약을 갖고 관계 중심의 마케팅을 하던 국내사도 신약이 하나 둘 나오면서 근거중심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제는 발품 팔아 관계중심의 영업만 하던 시대는 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