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의 취약한 지배구조가 또 다시 조명받고 있다. 지난 28일 같은 업종에 있는 녹십자가 이 회사의 지분 8.28%를 사들였기 때문이다.
녹십자는 이번 지분 획득을 단순한 투자라고 밝히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M&A를 위한 포석이라고 평한다.
일동이 지배구조가 취약한 대표적 제약사 중 하나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이 회사가 공시한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최대주주인 윤원영 회장의 지분은 6%에 불과하다. 특수관계인을 합쳐도 27.89%에 그친다.
이에 반면 지분을 보유한 개인주주들은 많다.
이호찬 외 4인 12.57%, 피델리티 9.9%, 안희태 외 5인 9.94%, 녹십자 8.28%, 환인제약 6.64% 등이 그것이다.
한마디로 주요 주주들이 맘만 먹고 한 쪽을 도우면 최대주주를 쉽게 위협할 수 있는 구조라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자, 관련 업계는 갖가지 예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증권가는 같은 업종인 녹십자의 지분 획득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A사 애널리스트는 "금융회사인 녹십자생명보험이 일동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은 단순 투자 목적으로 볼 수 있으나 제약사인 녹십자가 일동 지분을 보유하는 것은 의미가 확연히 다르다"고 바라봤다.
B사 연구원도 "녹십자홀딩스, 녹십자 등 녹십자 그룹이 1900억원에 가까운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제약사업 강화를 위해 그룹 차원의 M&A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했던 점을 고려하면 M&A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제약업계도 이번 녹십자의 일동 지분 획득에 의미를 두고 있다.
C사 임원은 "백신 등으로 특화된 녹십자의 제품 라인업은 타 제약사와 다르다. 언제든 M&A를 할 수 있는 구조다. 일동의 경우 덩치도 적당하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