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구개발(R&D)을 많이 하는 제약사에 대해 혁신형 기업 등 당근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여전히 연구개발을 하는 단골 기업은 정해져 있다.
R&D 투자에 인색한 기업들은 하나같이 약가인하, 리베이트 규제 등으로 어려워진 제약 환경을 탓하고 있지만, 매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투자에 적극적인 제약사들이 있다. 연구개발은 기업 오너의 의지가 좌우한다는 것이다.
4일 <메디칼타임즈>가 공시 자료를 통해 분석한 주요 제약사의 R&D 현황을 보면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다.
우선 작년 매출액 3000억원 이상의 상위 제약사에서 LG생명과학(금액 729억원, 매출액 대비 R&D 비중 19.1%), 한미약품(840억원, 13.9%), 대웅제약(737억원, 10.4%), 종근당(453억원, 10.2%), 녹십자(586억원, 8.4%) 등이 R&D 투자를 많이 했다.
특히 LG와 한미는 최근 매출 성적이 부진했지만 지속적인 R&D 투자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일동제약(281억원, 8.3%), 보령제약(255억원, 8.3%), 동아제약(737억원, 8.1%), 유한양행(503억원, 7.4%), JW중외제약(276억원, 6.4%) 등도 연구개발 투자에 적극적이었다.
반면 투자에 소극적인 상위 제약사도 있었다.
한독약품(160억원, 4.8%), 태평양제약(74억원, 4.6%), 제일약품(176억원, 3.8%)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제일은 작년 매출액 기준 업계 7~8위 권이지만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4%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회사는 화이자 제품을 많이 갖다 파는 탓에 약을 개발하는 제약사보다는 '도매상'이라는 오명이 업계에 존재한다.
한독이나 태평양 역시 매출액 수준을 볼 때 R&D에 소극적이었다. 둘 회사 모두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5%를 넘지 못했다.
업계는 R&D 투자는 기업 오너의 의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A사 임원은 "R&D는 당장의 성과가 나지 않기 때문에 경영진에서 얼마나 뚝심있게 밀고 나가느냐가 중요하다. 오너가 R&D를 해야 한다는 마인드가 없으면 절대 좋은 약이 탄생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덩치(매출)는 작지만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중소제약사(작년 매출 1000억원 미만)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