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제니칼(오르리스타트)'의 공급 중단 현상이 3개월에 가까워지면서 의사들의 처방 변경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일단 '제니칼'을 처방하려고 해도 재고가 없고, 이 약의 복제약이 나와 있기 때문에 더 이상 특정 약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말경 공급이 중단된 '제니칼 120mg'은 4월이 넘은 현 시점까지도 변화가 없다.
이 약의 공급사 한국로슈는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제품을 공급한다는 입장만 되풀이 할 뿐 여전히 정확한 공급 재기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의사들은 더 이상 '제니칼'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제니칼'이 꼭 필요한 환자는 복제약으로 처방하면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시부트라민(대표약 리덕틸) 퇴출에 이어 제니칼 공급 중단으로 장기 처방 비만약이 줄어들어 아쉽지만,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 제네릭이다.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다른 대학병원 교수는 이번 '제니칼'의 공급 중단이 향후 비만약 판도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봤다.
이 교수는 "의사들은 잘 쓰던 약은 그대로 쓰는 경향이 강하다. 제니칼 공급 중단으로 복제약이나 향정약을 쓰기 되면 향후 '제니칼' 공급이 재개되더라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로슈 입장에서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리고 그는'제니칼' 공급 중단은 이 약의 복제약 판매사나 펜타민, 펜디메티라진 등 향정약을 가진 기업에게 호재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에 대해 모 제니칼 복제약 업체 PM은 "제니칼 공급 중단은 기회다. 80억원 안팎의 제니칼 시장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제니칼'은 작년 75억원(IMS 데이터 기준)의 매출로 전년(90억원)보다 16.6% 감소했지만, 전체 순위에서는 89억원을 기록한 향정약 '푸링(펜디메트라진, 드림파마)'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대표 비만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