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구피임약에 대한 부작용 우려가 커지면서 일반 피임약을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산부인과의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경구피임약의 부작용을 줄이려면 의사의 상담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이는 일반 피임약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게 산부인과 의사들의 주장이다.
17일 산부인과의사회 조병구 총무이사는 "조만간 식약청 주최로 열리는 공청회에서 경구피임약의 전문의약품 전환 필요성에 대해 이슈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지난달 29일 의사협회 회관에서 '경구피임약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피임약 분류에 대한 합리적 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연 바 있다.
이처럼 때아닌 경구피임약의 전문의약품 전환 주장이 나오는 것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경구피임약의 혈전 부작용 우려를 제기하면서 수면위로 떠올랐다.
식약청은 지난 13일, 야즈 및 야스민 등 '드로스피레논' 성분이 함유된 경구피임약에 대해 혈전 위험성이 높다는 안전성 서한을 의료기관에 배포한 바 있다.
이는 미국 FDA에서 프로게스트론 타입의 피임약보다 '드로스피레논' 함유 제제의 피임약이 혈전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이를 허가사항에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사실 산부인과의사회가 일반 피임약의 전문의약품 전환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산과의사회는 정부가 의약품 재분류 과정에서 전문의약품인 피임약 중 일부를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즉각 반발하며 오히려 일반 피임약의 전문의약품 전환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경구용 피임약의 혈전 부작용이 이슈화되자 일반 피임약의 전문의약품 전환 필요성을 다시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조병구 총무이사는 "피임약의 부작용을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의사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고, 이와 동시에 병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당수 여성이 부작용 우려 때문에 피임약을 기피하면서 피임 시기를 놓치거나 임의로 약을 복용해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는 게 그의 설명.
그는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야즈, 야즈민 등 전문의약품에 해당하는 피임약이지만 사실 일반 피임약이 더 문제"라면서 "적어도 환자가 의사에게 상담받을 기회를 박탈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