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대회에 의사만 모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부스, 광고비 등만 규제할 뿐이다. 얼마나 투명하게 사용했는지 관리감독을 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대한심장학회 정남식 이사장(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20일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인해 학술대회가 축소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올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순환기 관련학회 춘계통합학술대회에는 사전등록 1750명을 포함해 2000명이 참석했다. 이는 작년보다 줄어든 수치다.
정 이사장은 "학회에 의사들이 주로 많이 모이지만 치료는 의사만 하는 게 아니다. 영상기사, 간호사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같이 참석해야 학문 발전이 있다. 하지만 많이 오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학회 탁승제 총무이사(아주대병원)도 학술대회 참가자에 대한 배려가 너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탁 이사는 "학회 연자나 임원 등 공식적인 역할이 있는 인사들은 지원을 받는다. 하지만 청중(audience)은 어디서도 배려하지 않는다. 청중없는 학회는 있을 필요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주니어 스태프, 전공의, 연구강사 등에 대한 사회적 배려도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어려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이번 통합학술대회에는 11명의 외국연자가 참석했다.
정 이사장은 "보통 유럽, 미국쪽 연자를 초청할 때는 1만불 이상 들었는데, 이번에는 절반의 비용만으로도 초청을 할 수 있었다. 그만큼 우리나라 의료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환기시켰다.
그는 "외국의 많은 유명한 연구자들을 국내로 불러와서 1000명, 2000명이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게 해외로 나가서 듣는 것보다 더 경제적이다"고 덧붙였다.
심장학회는 앞으로 외국연자 참석을 더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정남식 이사장은 "일본이 국내 학자들을 해외연자를 많이 초청하는 식으로 학회 규모를 키웠다. 일본 춘계학술대회에는 외국인만 200명이 참석한다. 결국 일본심장학회는 심장 관련 세계 3대학회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우리나라는 시스템이 역으로 가고 있어 오히려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심장학연구재단이다. 내년에는 20명 정도 초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