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4일.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의 '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CARVAR)' 조건부 비급여 3년이 끝나는 날이다.
조건부 비급여는 CARVAR 수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전향적 연구를 전제로 하고 있다.
송명근 교수는 2007년 카바수술을 신의료기술로 인정해 달라고 신청 했다. 그러자 복지부는 2009년 전향적 연구를 전제로 3년간 '조건부 비급여'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전향적 연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앞으로 50일이 지나면 조건부 비급여도 끝난다.
송 교수는 그간 심평원이 카바수술 평가연구를 관장하는 '관리위원회' 위원 구성이 불공평하다는 이유로 전향적 연구를 거부했다.
그러면서 송 교수는 지난해 6월 환자들을 위해 카바수술을 적법한 대동맥판막성형술로 바꿔 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하고 나섰다.
카바수술의 수술명을 보험급여가 인정되는 대동맥판막성형술로 바꿔 수술한 후 심평원에 급여비를 청구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심평원 수가등재부 강지선 부장은 최근 대한심장학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한흉부외과학회와 공동으로 주최한 '카바수술 전문가 토론회'에서 건국대병원이 이런 방법으로 작년 6월 이후 총 79건의 진료비를 청구했다고 발표했다.
7~82세 환자에게 대동맥판막성형술을 실시했으며, 카바링을 2개 사용한 환자가 72명, 1개 사용한 환자가 1명, 사용하지 않은 환자가 6명이었다.
이 중 우선적으로 들어온 11건을 흉부외과분과위원회에 자문한 결과 모두 카바수술이라고 결론 내렸다.
전향적 연구를 회피하면서 카바수술을 대동맥판막성형술로 수술명만 바꿔 진료비를 청구했다면 고시 위반에 해당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이들 중에는 7살 소아환자도 있었다.
이런 심각한 상황이 1년여간 계속되고 있지만 복지부는 애써 모른 채 하고 있다.
"6월 14일 전까지는 반드시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릴 것이다. 고시 위반에 대해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의 말이다.
복지부가 무엇을 검토하고 있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3년 내내 "검토하고 있다"는 말만 반복해 왔다.
제주의대 배종면 교수는 전문가 토론회에서 "한 병원에서 한 의사가 동일한 시술을 해서 21명이 사망했는데 큰일이 아니면 뭐냐"고 따졌다.
전향적 연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지만 송 교수는 보란 듯이 계속 수술을 해 왔고, 그러는 사이 수십명의 환자가 사망한 것이다.
여기에다 고시를 위반했다는 정황이 있지만 복지부는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송 교수 뒤를 봐주는 거물 정치인이 있는 게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건국대병원은 23일 고시를 위반한 카바수술을 하지 않았다는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다.
건국대병원 측은 "송 교수는 현재 심평원이 발간한 신의료기술 고시항목에 대한 해설집에서 정의하고 있는 카바수술과는 다른 대동맥판막성형술을 하고 있다"며 "카바수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해설집은 비급여에 대한 민원을 해소해주려고 만든 것으로, 법적효력이나 근거가 없다. 해설집에 나와 있는 행위는 심평원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시술자가 주장하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오랫동안 이슈가 있어왔기 때문에 알아봐야 할 게 많다. 어떤 방향으로 해야할지 검토한 것이 없어서 고시 위반에 대해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