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수동면 축령산 자락에 위치한 수동연세요양병원(원장 염안섭).
이 병원의 특징은 입원환자의 70% 가량이 암환자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일반적인 암재활이나 호스피스를 특화한 것도 아니다.
'통합의학적 접근으로 영성과 육신, 정서를 치료한다.' 수동연세요양병원이 표방하는 바다. 언뜻 보면 의료기관에 어울리지 않는 캐치프레이즈다.
수동연세요양병원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염안섭(37) 원장의 면면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염 원장은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세브란스병원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했다.
그리고 암환자에 대한 영성적 치료가 자신의 소명이라는 신념으로 감리교신학대학원에 입학해 목사 안수를 받았다.
이후 영국웨일즈대에서 석사, 박사 과정을 거쳐 하버드의대 완화의학 연구과정을 수료한 후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호스피스클리닉 담당 전문의로 근무했다.
그가 암환자를 위한 요양병원을 열어야겠다고 결심한 것도 호스피스클리닉에 근무하면서부터다.
그는 "호스피스클리닉에서 진료하면서 암환자들이 편하게 쉬면서 치료받을 수 있는 치유공동체가 절실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수동연세요양병원을 개원한 건 단순히 암환자들에게 휴양지를 제공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는 호스피스클리닉에 내원하는 암환자들, 특히 독고환자들의 생활을 유심히 지켜봤다고 한다.
돈 없고, 혼자 생활하는 암환자들은 아침, 저녁 식사를 식당에서 대부분 해결하고, 등산을 하는 게 일상의 전부였다.
그러다보니 영양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도시 생활의 특성상 돈은 돈대로 들면서 힘들게 하루 하루를 보내는 것을 수도 없이 목격했다.
그래서 치료효과가 뛰어난 편백나무 집단서식지인 이곳에 암환자들을 위한 요양병원을 개원했다.
한달 환자 본인부담금도 높지 않다. 4년전 개원한 이후 한번도 본인부담금을 올리지 않았다. 환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그는 "입원비용이 비싸면 서민들은 갈 곳이 없다. 그래서 환자들이 부담 없이 충분한 영양관리, 운동, 통증관리, 치료를 병행할 수 있도록 병원을 열었다"면서 "이게 하나님의 뜻"이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의료진이 적은 것도 아니다. 연대 세브란스병원 원장을 역임한 김성규 전교수를 포함한 의사 5명과 한의사 3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국 가정의학의 대부인 연세의대 윤방부 전 교수도 이 곳을 거쳐갔다.
간호사 역시 60명에 달한다. 전체 입원환자가 250명인 것을 감안하면 의사, 간호 등급 모두 1등급이 아니라 특등급 수준이다.
입원 비용이 저렴한 반면 인건비가 매년 상승하고, 여기에다 의료진을 많이 채용하면 어떻게 병원 운영이 가능할까?
"환자를 섬기면 천국에서 복을 받는 것이다. 하나님은 너의 보화를 하늘에 쌓아두라고 하셨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염 원장의 진료관은 '의학에는 경계가 없다'는 것이다. 현대의학적 치료만 고집하지 않고, 실제 다양한 방식으로 한의학을 접목하고 있다.
심지어 염 원장은 소위 용하다는 도사를 찾아가 민간요법까지 사사받았다. 현대의학과 한의학, 민간요법을 모두 접목한 것이다. 그는 이를 통합의학적 접목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의사들은 한의사나 도사들을 무시하지만 난 오히려 존중하고 그들의 치료법을 배우려고 노력한다"고 환기시켰다.
다른 의사들이 들으면 '사이비'로 오해할 법도 하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눈치다.
그는 "우리 병원에 오는 암환자 대다수는 현대의학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 그러면 환자들은 한방을 찾고, 그래도 안되면 용한 도사에게 의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환자가 무언가를 복용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해가 될 게 없고, 실제 목초를 패치형태로 만들어 몸에 붙이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임상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치료법을 접목하고, 모든 걸 다 무료로 해주니까 환자들은 사랑을 느끼고 암을 극복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는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그는 "암환자들을 섬기고, 그들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밝혔다.
염안섭 원장은 현재 연세대 겸임교수, 아시아만성기의료학회 총무위원장,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교육이사, 한국호흡기장애인협회 이사를 겸하고 있다.
"민간 보험사 횡포 너무 지나치다" |
"민간 보험사들이 암환자들을 두번 울리고 있다."
염안섭 원장은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민간 보험사들이 암환자들을 상대로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보험사들이 암환자 보험금 지급을 고의로 늦추고, 심지어 심평원에 진료비 확인 민원을 제기하라고 종용하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심평원에 진료비 확인 민원을 넣으면 보험금을 빨리 지급하겠다고 회유한다는 것이다.
그는 "요양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진료비를 임의비급여할 게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접근하는 것은 서로 불편하게 만들어 퇴원할 수밖에 없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불쾌해 했다.
특히 그는 "일부 보험사 직원들은 요양병원에서 암환자에게 치료할 게 뭐가 있느냐는 식으로 퇴원을 종용하기도 한다"면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