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약사의 불법 리베이트 적발 횟수에 따라 가중처분과 함께 명단을 공표하기 위한 관련법 개정이 추진된다.
리베이트가 적발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상급종합병원 지정과 전공의 정원 배정 등에서 배제하는 강력한 제재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8일 "의약품과 의료기기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법무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부처와 공조를 강화하고 제공자와 수수자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는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쌍벌제 도입(2010년 11월 28일) 이후 2011년부터 2012년 4월까지 복지부와 검경찰, 공정위 조사를 통해 의사 2919명, 약사 2340명 그리고 제약사와 도매상, 의료기기업체 54개 등이 적발됐다.
정부는 지난달 약가인하 조치 이후에도 불법 리베이트가 여전하고, 수법도 다양화되고 있다는 지적 등에 따라 위반행위에 대한 강력한 제재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처벌·처분 등 제재 강화조치 검토 내용
우선, 리베이트 수수자인 의사와 약사의 행정처분 기준을 수수액과 연동해 처분 소요기간을 단축하고 적발횟수에 따라 가중처분하는 방안이 마련된다.
쌍벌제 도입으로 처분기준이 자격정지 2개월에서 12개월 이내로 강화됐으나, 사법처리 결과(벌금형 금액)에 연동돼 확정 판결시까지 시간이 소요되고, 재위반시에도 가중처분 규정 부재로 동일 처분이 부과되고 있는 상황이다.
의약품과 의료기기 유통 관련자 누구든지 리베이트를 제공할 수 없도록 쌍벌제 적용 대상자가 확대된다.
현행 법에는 의약품 업체와 도매상, 의료기기업체 등으로 한정되어 있으나, 마케팅회사와 광고대행사 등 제3자를 이용한 편법 리베이트 사례에 대응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리베이트 금액이 크거나 일정 횟수 이상 위반시 제공자와 수수자의 명단공표를 위한 의료법과 약사법, 의료기기법 개정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리베이트 의사 명단 공표는 지난해 12월 복지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 포함된 사항으로 의료단체의 반발로 소강상태를 보여왔다.
이밖에도 ▲리베이트 적발 의약품 급여 목록 삭제 ▲리베이트 제공자 재위반시 가중처분 적용기간 연장(현재 1년 이내) 등도 검토되고 있다.
복지부는 이같은 내용을 반영한 의료법과 약사법, 의료기기법 개정안을 마련해 올해 국회에 제출하고, 하위법령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리베이트 의료기관 및 업체 정부지원 적용 배제
적발 의료기관과 업체에 대한 제도적 패널티도 병행된다.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사와 약사 등에 대해 향후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의 연구비 지원과제 선정시 감점 등을 적용한다.
더불어 복지부는 의료기관 차원의 리베이트와 관련, 상급종합병원 지정과 전공의 정원 배정, 건강보험 인센티브 제공, 중증외상센터 등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 대상 사업자를 선정할 때 배재 또는 감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리베이트 관련 법령을 위반한 제약업체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평가시 감점 사유로 하고, 인증 후에도 사안이 중대할 경우 인증 취소가 취해진다.
◆범정부적 단속 및 공제체계 대폭 강화
사법기관은 서울지검에 설치된 리베이트 전담수사반 활동기간을 내년 3월까지 연장하는 한편, 상습 리베이트 제공 업체에 대한 범정부적 공조를 통한 단속을 전개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이달부터 식약청과 심평원 등과 합동으로 의료기관 및 의약품, 의료기기 업체 등에 대한 유통거래 현지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공정위와 관세청, 국세청 역시 관련 제보를 적극 활용해 공정거래 관련 조사와 수입가격 조작 등 허위신고·부정수입 조사 및 세무조사를 병행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부처별 조사결과가 제재조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보공유와 처분의뢰 등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면서 "향후 의약단체와 함께 의약품 유통 투명화와 의료계 신뢰구축을 위한 방안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