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10명 중 약 3명은 제약회사의 마케팅에 따라 처방약을 바꾼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내과학교실 조형진 교수는 지난해 대한내과학회 추계학술대에 참여한 내과 전공의 4년차를 대상으로 의사-제약회사 상호관계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10명 중 9명은 1만원 미만의 문구류나 음료, 진료 소도구를 받은 적이 있으며 제품 설명회 때 도시락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전체 전공의의 27%가 의국 단합대회 등의 행사지원을 받고 처방을 변경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1만원 미만의 선물을 받고 처방을 변경했다는 전공의도 17.4%를 차지했다.
하지만 절반에 가까운 46%가 제약회사의 마케팅이 자신의 처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답했다.
조 교수는 "대다수의 의사들은 제약회사의 마케팅에 노출돼 있고 처방에 영향을 받는다. 이는 환자 건강에 불이익을 줄 수 있고 국가적으로는 의료재화의 낭비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약회사의 마케팅과 의사와의 관계에 대해 적절한 규범이 필요하고, 교육을 통해 의사들의 인식을 전환해 건전한 의사-제약회사 관계를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의 연구결과는 12일 한국의료윤리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의료윤리학회 춘계학술대회는11~12일 연세의대 종합관에서 열린다.
한편, 의료윤리학회는 지난해 의료인과 제약산업간의 관계를 담은 '의료인-제약산업 관계 윤리지침(안)'을 마련해 2차례에 걸쳐 공청회를 개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