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만성질환관리제와 포괄수가제 등 핵심 정책에 대한 의사협회의 반대 기조를 주의 깊게 관망하고 있어 주목된다.
보건복지부 이태한 보건의료정책실장(53, 행시 31회)은 17일 "의료정책에 대한 의협의 반대에 해명자료를 내지 않은 이유는 협회 내부의 정리가 덜됐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태한 실장은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에서 "의협은 현 상황을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하고 "내부 갈등을 외부 갈등으로 돌파한다는 사회학적 이론이 있다"며 의협의 행태를 꼬집었다.
의협은 시행 중인 만성질환관리제과 의료분쟁조정제를 비롯해 7월 병의원급을 대상으로 한 7개 질환군 포괄수가제 등에 반대 입장을 강력히 표명한 상태이다.
이 실장은 "의협에서 아직 공식적인 대화제의는 없었지만 복지부에 와서 만나는 것을 불편해 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우리가 이촌동(의협)으로 갈 수는 있지만 장차관의 생각이 중요하다"며 양측간 기싸움이 진행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같은날 노환규 의협 회장이 일간지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언급한 기재부장관 면담요청에 대해서는 불편한 심정을 피력했다.
이태한 실장은 "의협 회장이 복지부장관을 빼고 기재부장관과 면담을 요청했다고 들었다"며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보지만 기재부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지난달 첫 회의를 가진 '의약계 발전협의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실장은 "의약단체와 매월 1회 만남을 통해 의료 및 건보제도의 개선과 신뢰회복을 도모해 나갈 것"이라면서 "합리적 근거와 배려를 기반한 건의 내용은 적극 검토해 정책화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협의체의 논의과제에는 진찰료 개선과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의료분야 규제 합리화, 면허재신고, 의료분쟁조정제도, 의약품 유통선진화 등 굵직한 현안이 포함되어 있다.
이태한 실장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2차 회의에서 건보 개혁 기획단의 검토과제와 신뢰구축을 위한 의약계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한다"며 "아직까지 의협에서 참가 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있으나 협의체 문은 열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