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평가로 치러지던 의사 국가시험 필기시험의 합격 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세부안이 나왔다.
표본으로 선정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비 시험을 실시해 합격선을 조정하거나 시험 난이도에 맞춰 합격 점수를 매기는 방법 등이 고려되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원장 김건상)은 17일 중앙대 R&D 센터에서 개원 2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를 열고 이같은 방안을 소개했다.
연구용역을 맡은 강태훈 교수(성신여대 교육학과)는 "100점 만점에 60점을 획득하는 것이 의사로서 갖춰야 하는 최소한의 능력을 검증하는 것인지 회의가 많다"며 "그저 일반적으로 익숙한 관행에 의한 수치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이에 따라 국시원은 현재 전과목 총점 60점 이상, 모든 과목 40점 이상으로 규정된 합격 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출된 방안은 총 3가지다.
우선 전문가로 구성된 패널을 만들고 이들이 의사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자격을 갖춘 사람(Minimum competency person, MCP)이 풀 수 있는 문제인지와 평균 점수를 제시하는 방법이다.
두번째 방법은 패널들이 의사국시를 볼 수 있는 MCP를 미리 선발해 국시 전에 예비시험을 치른 뒤 이들의 점수를 참조해 합격선을 정하는 방식이다.
세번째는 문항 내용을 중심으로 합격선을 정하는 방법이다. 각 패널들이 의사국시 문제의 난이도를 하나하나 분석해 일정한 절차에 따라 분할점수를 설정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활용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Angoff 방법과 Bookmark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
Angoff방법은 각 패널들이 MCP가 정답을 맞출 수 있는 확률을 계산해 기대 득점을 추정하는 방식이며, Bookmark 방식은 쉬운 문항부터 어려운 문항 순으로 정리된 문항집을 토대로 성취 수준을 가늠해 보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식을 적용하기 위해 국시원은 위원장 1인과 12~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합격선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매년 워크숍을 열어 합격 기준을 설정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매년 시험의 난이도가 다를 수 있으므로 문항 정보를 축적한 문제은행으로 구축하고 분할 점수를 주기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한양의대 박훈기 교수는 "필기시험 합격 기준 변경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Angoff방식과 Bookmark 방식을 적용하는데 현실적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고 바람직한 운영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