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이 3대 암에 대한 수술사망률을 공개하자 병원계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뢰할 수 없는 통계로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반면 일부 병원들은 홍보 수단으로 삼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심평원은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암수술사망률에 대한 의료기관별 평가등급, 실제사망률, 예측사망률 등 평가결과를 공개할 예정에 있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3대암 수술사망률 공개…병원계 극한 반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위암과 대장암, 간암 수술에 대한 사망률과 위험요인을 보정한 예측 사망률을 비교, 분석하고 22일 그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결과 위암은 93개기관이 1등급을 받았고 대장암은 122개 기관이, 간암은 56개 기관이 각각 1등급을 획득했다.
이 결과에 대해 대한병원협회는 물론 병원계는 비판의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기준에 대한 타당성이 모호한 연구로 국민들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병협은 "동반 수술, 동반 상병 등 환자별 사망 위험 요인과 환자의 중증도 등을 보정한 결과라고 하지만 객관적이고 타당한 검증이 선행되지 않았다"며 "특히 수술 사망률이라는 극단적 표현이 사용되면서 자칫 의료사고로 오인될 수 있는 소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대다수 병원들도 마찬가지 의견이다. 암 치료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목소리다.
A대학병원 교수는 "통계 산출에 있어 학술적 논의가 필요할 정도로 결과 정리가 불완전하다"며 "병기 등의 자료가 부족해 통계에서 제외된 의료기관이 3분의 1에 달하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B대학병원 교수도 "위암 수술을 잘한다는 일본에서도 전국 병원들의 수술 사망률과 합병증, 5년 생존율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발표한다"며 "30일내 사망률이 암 치료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보전 나서는 대학병원…추가공개 후폭풍 불가피
그러나 일부 대학병원들은 이를 활용해 적극적인 홍보전을 펴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결과가 발표되자 1등급을 받은 대학병원과 중소병원들은 일제히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C대학병원은 22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 병원이 3대 암 모두 1등급을 받아 지역거점병원으로 위상을 세웠다는 자료를 냈고 D대학병원도 마찬가지로 내용의 자료를 발표했다.
또한 일부 중소병원들은 이를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홍보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C대학병원 관계자는 "일부 병원에서 신뢰도를 문제삼고 있지만 모든 병원이 마찬가지 기준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핑계가 아닌가 싶다"며 "1등급을 받은 병원을 깎아내리지는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논란속에서 심평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암수술사망률에 대한 의료기관별 평가등급, 실제사망률, 예측사망률 등 평가결과를 공개할 예정에 있어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사실상 병원별 줄세우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A대학병원 교수는 "통계 접근 방법과 신뢰도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병원별 평가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타당한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자칫 병원 줄세우기로 병원과 환자간 불신만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