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8일 보험약가 정책 정책 방향 설명회
1승 6패. 복지부가 최근 리베이트-약가연동제 1심 판결에서 7개 제약사를 상대로 얻은 성적표다. 그야말로 참패다.
이를 의식한 것일까. 복지부 관계자들은 8일(어제) 한국제약협회에서 열린 '보험약가 정책 방향 설명회'에서 약속이나 한듯 제약 리베이트 관행에 대해 쓴소리를 가했다.
이날은 리베이트-약가연동제 1심 판결이 모두 종결된 날이었다.
"내 귀에 리베이트 하는 소리 들린다"
먼저 류양지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리베이트-약가연동제에서 패소 결과를 언급하면서 "법원 판결로 다시 리베이트를 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절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최근 내 귀에 제약계가 다시 리베이트를 재개하는 소리가 들린다"며 제약계를 압박했다.
류 과장은 "나 하나 살자고 리베이트를 할 지 모르겠지만 결국에는 제약산업을 망치는 일이기 때문에 한 마음으로 리베이트 근절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제약업계가 탈바꿈하지 않으면 인식이 나빠진 상황에서 암흑의 시간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리지널 리베이트 적발시 복제약 약값도 떨어진다"
최서락 복지부 보험약제과 사무관도 같은 자리에서 오리지널 리베이트 적발시 복제약 역시 약값이 같이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리베이트 약가인하제는 리베이트를 한 만큼 인하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그만큼 거품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오리지널 리베이트 적발시 당연히 약값이 떨어지고 후발 복제약은 오리지널이 인하된 가격에서 산정된다"고 못박았다.
한 기업의 불법 행위가 다른 회사의 제품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 셈이다.
업계 모 관계자는 "최 사무관의 발언은 마치 최근 국내사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외자사 약 품목 제휴 현상을 지적한 것 같다. 한마디로 조심하라는 얘기로 들린다"고 판단했다.
"리베이트 소송 지니까 괜히 제약계에 쓴소리"
제약계는 언론을 통해 접한 이같은 복지부의 수위 높은 리베이트 근절 발언을 '리베이트-약가연동제' 패소와 연관지었다.
한 인사는 "복지부가 리베이트 약가연동제 첫 판결에서 참패하면서 자존심이 많이 상한 것 같다. 법원으로부터 약가인하율 산정 등 제도 자체에 허점이 많다는 것을 지적받았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현재 제약계 리베이트 관행이 크게 사라졌다는 것은 이미 복지부도 알고 있다. 괜히 법원에서 뺨 맞고 제약사한테 화풀이 하는 꼴이다. 만만한게 제약산업"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