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에) 빈도가 높은 검사가격을 높임으로써 연 298억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했다"
"원가에도 못 미치는 질환을 치료할 때, 수익이 나는 질환과 묶어서 치료하라는 것이냐"
포괄수가제 백내장 수술 거부 선언 이후 보건복지부와 대한안과의사회의 마찰이 수가 인하의 근거를 둘러싼 갈등 양상으로 번질 조짐이다.
복지부는 안저검사 등 빈도가 많은 검사가격이 높아져 백내장 수가 인하분을 보전하고도 남는다고 주장한 반면 안과의사회는 원가의 판단 근거를 대라며 압박하고 나섰다.
11일 대한안과의사회(회장 박우형)는 "백내장 수가 결정과 관련해 백내장 수술 원가에 대한 정부 측 판단 근거를 공개하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번 입장 발표는 앞서 복지부가 백내장 수술 수가 인하의 책임을 의료계로 돌린데 따른 것.
복지부는 "백내장 수술 수가가 10% 인하된 이유는 의협과 학회가 스스로 정한 상대가치(의사행위량)의 조정 때문이다"면서 "안저검사 등 빈도가 높은 검사가격을 높임으로써 연 298억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안과의사회는 "정부는 백내장 수술 수가는 하락했으나 다른 질병검사를 통해 수익이 보전됐다고 주장했다"며 "이는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원가에 못 미치는 질환를 치료할 때 환자에게 필요치 않는 검사를 해서 수익을 보전하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정부 측 주장은 병원 경영을 위해 환자에게 불필요한 진료를 조장하는 등 '문제의 본질과 책임을 외면하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라는 것.
의사회는 "질병 치료는 수익이 나지 않는 물건과 이익이 나는 물건을 묶어서 수익을 보전하는 식의 물건 구입이 아니다"면서 "이것이 진정한 포괄수가제인지 아니면 포괄질병치료제인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원가 판단 근거에 대한 자료 공개 요구도 이어졌다.
의사회는 "정부는 이번 수가 결정이 의협과 안과학회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른 것으로 자업자득인 것처럼 발표했다"며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보건 관련 부처는 제출자료에 대한 적정성을 평가할 능력이 없음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회는 "지금까지 안과의사회는 백내장 수가 결정과 관련해 원가에 대한 판단 근거를 본 적이 없다"면서 "어떤 근거로 이번 결정을 내렸는지 상대가치를 운운하지 말고 근거 자료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의사회는 이어 "공개된 자료를 근거로 공동으로 자료를 분석하고 국민의 결정을 따르자"며 "정부 정책은 국가 재정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바라보고 실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