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7월 포괄수가제 의무화에 맞서 '수술 거부'라는 초강경 대응책을 들고 나오면서 여론의 역풍 조짐도 보이고 있다.
시민단체가 잇따라 의료계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가 하면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서도 "환자를 협박하는 것이냐"는 격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6개 시민사회단체가 11일 "수술 거부는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데 이어 12일에는 참여연대가 "국민 건강을 볼모로 집단행동에 나서려 한다"고 의료계를 규탄했다.
참여연대는 "지금에 와서야 안과의사회가 백내장 수술을 거부하고 진료거부를 결의했다는 것은 누가 봐도 수입 감소를 우려한 집단이기주의"라고 꼬집었다.
환자단체연합도 조만간 수술 거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환자단체연합 관계자는 "수술 거부에 대한 의견을 내려고 해도 정부와 의료계의 싸움에 끼어든 꼴이 될까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직접적으로 환자의 권리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조만간 입장을 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누리꾼들도 의료계를 성토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는 "의사 선생님들, 지금 환자들을 협박하시는 겁니까?"라는 글이 올라와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글을 게재한 필명 'change'는 "의사가 벗으라면 벗어야 하고, 누우라면 누워야 하는 신과 같은 존재"라며 "이런 분들이 요즈음 포괄수가제라는 것을 놓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 가끔은 너무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과거나 현재를 따져볼 때 의사들의 의료행위가 100% 정당하다 할 수 없다는 것. 특히 다치지 않아도 병원에서 어렵지 않게 진단서 발급이 가능한 것은 바로 돈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이어 "수술 거부나 무조건 싸구려를 쓰겠다는 반발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면서 "환자를 오직 돈으로 여기고 불필요한 과잉진료 때문에 이런 논란이 벌어진 것은 아닌지 잘 생각해 달라"고 주문했다.
의사들도 토론에 적극 가세하고 있지만 여론에서 밀리는 양상이다.
자신을 내과의사라고 소개한 '제레미'는 "안과의사들이 백내장 수술을 거부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위협이 아니냐"면서 "5만원짜리 렌즈를 사용해서 백내장 수술을 하라는 정부의 요구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환기시켰다.
하지만 상당수 누리꾼들은 의사들이 결국 수입 감소를 우려해 포괄수가제에 반대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