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계 등 소속 단체에 따라 극한 대립을 보여왔던 식약청 피임약 재분류(안)이 오늘 공개적 자리에서 그 실익을 낱낱이 따진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소재 화재보험협회에서 보건사회연구원 주관으로 열리는 피임약 재분류 관련 공청회가 그것인데, 패널들간의 주장이 다른 만큼 격론이 예상된다.
지난 7일 식약청은 사전피임약과 사후피임제의 현 분류 체계를 맞바꾸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공청회 패널 구성 살펴보니…이해관계 상반
이날 열리는 공청회 패널 구성을 살펴보면 피임약 재분류안에 대한 입장은 분명히 갈린다.
우선 사전피임제의 처방약 전환에 대해 반대하는 쪽은 대한약사회, 한국여성민우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녹색소비자연대다.
하지만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낙태반대운동연합, 대한의사협회, 한국생명윤리학회는 이를 찬성한다.
사후피임약 일반약 분류 입장은 이와 반대다. 그만큼 이해관계가 확실히 갈리고 있다는 얘기다.
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 모임(진오비) 최안나 대변인은 "우리나라의 사전 피임률은 전 세계 꼴찌다. 사전 피임약에 비해 사후 피임약은 실패율이 높은데 접근성만 높이면 원치않는 임신과 낙태만 늘어난다"고 우려했다.
다만 보건사회연구원과 대한변호사협회는 피임제 재분류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공청회, 단지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칠 것"
이런 패널 구성으로 공청회에서는 피임제 재분류에 대해 극렬한 찬반 논쟁이 벌어질 것이 분명하지만, 이같은 의견이 정책에 반영될 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많다.
식약청이 1년이 넘게 고민해 나온 재분류안이 한 번의 공청회를 통해 뒤집힐 가능성이 얼마나 있겠느냐는 반응이 그것이다.
공청회는 단지 정책 추진을 위한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식약청 관계자는 "공청회에서 나오는 의견을 의약품 재분류안에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