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법 시행규칙안이 결국 당직 전문의 비상호출 강화로 방향을 잡자 전임의들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법안이 발효되면 결국 전공의와 교수 사이에 끼어있는 전임의들이 사실상 모든 책임을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A대형병원 전임의는 4일 "당직 전문의 규정이 강화되면 결국 전임의들만 죽어나는 꼴이 될 것"이라며 "어느 교수가 새벽에 콜을 받고 병원에 나오겠냐"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전공의 때 매일 당직서다 이제는 조금 벗어나나 했더니 왜 지금와서 이런 법안이 추진되는지 정말 원망스럽다"고 하소연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응급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한 기본적인 방향을 수립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중이다.
복지부가 공개한 법안에 따르면 우선 문제가 됐던 전공의 3년차 이상의 당직 규정을 삭제하고, 모든 진료과목에 당직 전문의를 두도록 했다.
또한 당직 전문의 명단을 홈페이지에 게시하도록 조치했고 만약 당직 전문의가 비상호출에 응하지 않을 경우 면허정지 처분을 내리도록 규정했다.
B대학병원 전임의는 "사실 지금도 On-call의 대다수를 내가 받고 있으니 일에 대한 부담은 없다"며 "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전부 내 책임으로 돌아온다는 것이 걱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On-call 도맡는 것도 서러운데 면허 정지가 왠 말이냐"면서 "1년 365일 마음 졸이며 살아야 한다는 뜻 아니냐"고 덧붙였다.
전공의협의회 간부를 지낸 C전임의는 "대전협 차원에서야 무조건 이 조항을 막아야 했겠지만 모든 공은 전임의에게로 돌아왔다"며 "우리는 단체도 없으니 대항할 힘도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그나마 전임의 없는 과목은 어떻게 대응할지 정말 궁금하다"며 "모든 진료과목들이 전임의를 뽑기 위해 사활을 걸 것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