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의사들의 목소리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의사들이 과거와 달리 의권에 대한 침범에 '불매운동'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벌어진 화이자의 SNS 사건은 이런 제약계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 회사 영업사원은 포괄수가제 관련 의사들의 행태를 비꼬는 글에 동조 댓글을 달았다가 곤혹을 치루고 있다.
회사는 서둘러 "개인 의견일 뿐 회사 입장과 전혀 무관하고 여러 의사들의 실망감에 정중히 유감을 표한다"고 조치에 나섰지만, 의사들은 사과가 아닌 유감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오히려 더 분노하고 있다.
화이자는 여전히 의사들의 항의전화에 시달리고 있고 해당 직원은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상태다.
이런 사례는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CJ제일제당 제약산업본부는 최근 흥행작 '연가시' 영화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이 영화에는 골프장 접대 등 의사와 제약사 간의 리베이트 행태가 묘사됐는데, 의사들의 반감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자 일부 의사들은 CJ 의약품 불매운동을 제안하는 등 동요하는 모양새다.
물론 CJ 제약산업본부와 영화는 전혀 상관이 없지만 배급사가 같은 그룹내에 있는 CJ 엔터테인먼트라는 점이 문제가 된 것이다.
또 다른 대표적 사례는 한미약품이다.
이 회사는 쌍벌제 도입에 앞장 선 것으로 의사들에게 오해를 받아 한때 불매운동 역풍을 맞은 바 있다. 실제 이 회사는 이 사건 이후 처방액이 급감하며 어려움을 겪고 잇다.
이 과정에서 노환규 의사협회 회장(당시 전의총 대표)은 한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는데, 이때 임선민 전 한미 사장까지 직접 나와 그를 설득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