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항체 바이오시밀러가 세계 첫 시판 허가를 받았다. 6~7년간 2000억원을 쏟아부어 만든 셀트리온의 야심작이다. 그것도 경쟁사보다 4~5년 빠른 결과물이다.
셀트리온의 첫 작품은 '램시마'로 이름이 지어졌다. 원조약 '레미케이드'의 시밀러로, 적응증은 오리지널과 동일하다. 그만큼 임상 결과가 우수했다는 소리다.
이러자, 업계의 기대는 커졌다.
국내 제약사 최초로 세계 시장에서 잭팟을 터트릴 수 있는 의약품이 나왔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덩달아 그간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던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는 실체가 없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일축되는 모양새다.
'램시마'가 공략하는 TNF-알파 억제 항체치료제 시장은 28조원 규모다. 국내 제약산업 규모의 2배에 달한다. 시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얘기다.
셀트리온은 낮은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높은 약가로 바이오의약품 치료 혜택을 받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바이오시밀러는 새로운 희망이다. (이번 허가는) 전세계 의료시장에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합성의약품에 비해 부작용은 적고, 효능은 높은 항체 바이오의약품을 낮은 가격에 제공해 환자 개개인의 복지 증진과 국가 의료재정 완화 등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램시마'의 성공 관건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바이오의약품 수요가 집중돼 있는 미국, 유럽 등의 시장을 뚫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중인 모제약사 사장은 "해외 제품 허가는 말처럼 쉽지 않다. 자국내 제품을 먼저 허가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꼬투리만 잡아도 3~6개월 가량은 이를 보완하느라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도 "셀트리온이 1차 수출 지역으로 뽑은 국가들이 과연 바이오시밀러를 쓸 여력이 있을지 모르겠다. 관건은 미국 등 큰 시장 허가"라고 잘라 말했다.
제품에 대한 국내 의료진의 신뢰 획득은 셀트리온의 당면 과제다.
송영욱 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바이오시밀러가 나온다고 기존의 약을 당장 바꾸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의사들이 써 보면서 직접 판단해야 한다. 임상 자료도 중요하지만 의료진은 경험에 의한 축적된 데이터를 중시한다"고 답했다.
노정실 국립암센터 종양내과 박사도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가 동등하다면 돈이 없는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먼저 쓰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