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이 간 이식의 대가 이승규 교수의 스카우트에 대비한 정년교수 근무연장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외과 이승규 교수(63, 장기이식센터 소장) 등 업적이 탁월한 교수들의 정년 이후 진료를 위한 다양한 교수제 신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규 교수는 현재 정년퇴임을 3년 남겨 둔 상태. 그러나 자타가 공인하는 간이식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라는 점에서 병원계의 스카우트 '0순위'라는 평가다.
서울의대 졸업(73년) 후 고려의대에서 외과 교수로 출발한 이 교수는 1989년 서울아산병원 개원과 함께 자리를 옮겨 간이식 외과의사로 명성을 쌓았다.
이승규 교수는 1994년 국내 최초 소아 생체 간이식 성공을 시작으로 ▲ABO혈액형 부적합 생체 간이식(96년) ▲성인 생체 간이식(97년) ▲간 신장 동시 이식(99년) ▲뇌사자 성인 분할 간이식(03년) ▲간 심장 동시이식(07년) 등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 교수는 또한 변형 우엽 간이식 성공(99년)을 비롯해 2대 1 간이식(00년), 교환 간이식(03년) 등 세계 최초 기록도 가지고 있다.
이승규 교수는 지난 4월 현재, 생체 간이식 3천례 돌파와 수술성공률 96%(미국 주요 병원 80%)로 간이식 역사의 깨지지 않은 금자탑을 이룬 상태이다.
모 대학병원 교수는 "아산병원에서 이승규 교수의 정년을 의식해 종신교수제와 석좌교수제 신설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이 교수의 업적에 비춰볼 때 주요 병원들의 보이지 않은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측은 이승규 효과를 내심 반기면서도 조심스런 입장이다.
겉으로는 교수 업적에 따른 정년 후 근무 연장의 의미이지만 이승규 교수에 초점을 맞춘 기준 설정시 자칫, 동료 교수들의 불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병원 관계자는 "이 교수의 업적과 성과에 비춰볼 때 충분한 그런 말이 회자될 수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정년퇴임이 3년 정도 남은 상태로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간 이식의 특성상, 이승규 교수 개인이 아닌 30여명의 이식팀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점에서 단정하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최근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주요 병원 임상 대가들이 정년을 2~3년 앞두고 타 병원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어, 서울아산병원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