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가 진행하던 치매 치료 신약 임상시험 두건이 모두 실패했다.
화이자는 "존슨앤존슨과 공동으로 위원회를 만들어 경도~중증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신약 임상시험을 실시했지만 효과가 좋지 않아 신약 관련 임상 4상 일체를 중단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은 미국 과학진흥협회 주관 과학전문 저널 사이언스 매거진, 시사주간지 뉴욕타임즈 등이 보도했다.
화이자와 존슨앤존슨 공동위원회는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주도하는 범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를 겨냥하는 바피뉴주맙(bapineuzumab Ⅳ)에 대해 2건의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있었다.
바피뉴주맙은 동물실험에서 뇌 안의 베타아밀로이드를 깨끗이 청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알츠하이머 환자와 연구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었다.
첫번째 임상인 'Study 301'은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높은 돌연변이 유전자 ApoE4를 갖고 있는 환자 1100명, 두번째 임상인 'Study 302'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갖고 있지 않은 알츠하이머 환자 13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하지만 2건의 임상시험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를 입증하는데 실패한 것. 이번 연구에 존슨앤존슨은 15억달러(한화 1조 7000억원)까지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 신약개발 그룹 스티븐 로만도 수석 부사장은 "이번 결과가 실망스럽다"면서도 "지금까지 얻은 데이터와 현재 진행중인 하위그룹 및 바이오마커 분석결과는 알츠하이머병 원인을 이해하고 이 분야 연구 발전에 크게 공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존 하디 박사는 임상시험 실패 이유 두 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바피뉴주맙이 뇌에 가장 큰 손상을 입히는 특정 아밀로이드에 대해 충분한 친화성(affinity)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하디 박사는 또 "임상시험에 참가한 환자의 뇌가 이미 너무 많이 퇴화돼 약물의 효과를 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화이자와 존슨앤존슨의 공동 신약 개발 실패에 릴리가 3상 임상시험 중인 솔라네주맙(solanezumap)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말쯤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하디 박사는 "솔라네주맙도 베타아밀로이드를 겨냥하는 항체이기 때문에 성공이 불투명 하다"면서도 "솔라네주맙은 바피뉴주맙과 다른 분자적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유해한 아밀로이드를 제거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