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절차는 무진복과 무진모자 착용이었다. 그리고 최대 3명까지 들어갈 수 있는 좁은 공간(에어샤워)에 올라섰다. 벽면 작은 구멍들 사이에서 수 차례 바람이 뿜어져나왔고, 이런 상황은 10초간 반복됐다.
지난 20일 국회 보건복지위 보좌진들과 메디칼타임즈의 대웅제약 의약품 생산공장(향남) 탐방은 그렇게 시작됐다.
#i1#의약품 생산 과정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하나부터 열까지 꺼진 불도 다시보자'였다.
모든 과정이 하나하나 의미있었고, 또한 철저했다. 간혹 이런 과정까지 꼭 거쳐야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우수 의약품 만들기 총력전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국회 보좌진들 역시 "하나의 약이 탄생하기까지 이렇게 수많은 공정을 거치고, 엄격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지는 미쳐 몰랐다"고 말했다.
대웅 이원근 전무는 "우수 의약품 생산을 위해 공기, 물조차도 아주 청결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원료 입고부터 제품 출하까지 전 공정이 엄격한 기준을 따른다. 세계 어디에 당장 내놔도 손색이 없다"고 자신했다.
한미·동아 R&D 센터 "1000조원 세계 시장 겨냥"
다음으로 방문한 한미약품과 동아제약의 R&D 센터에서는 글로벌 신약 자양분 만들기에 한창이었다.
전임상에 사용되는 동물의 컨디션을 관리할 정도로 약 개발에 최상의 조건을 갖추려고 노력했다. 각 방의 실내온도, 습도까지 일일히 체크되고 있었다.
두 회사는 1000조원이 넘는 세계 의약품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한미 권세창 연구소장은 "바이오 신약 플랫폼 기술 중 하나인 랩스커버리(LAPSCOVERY) 등 3년 전부터 모든 연구 인프라를 신약연구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원실은 24시간 가동할 수 있다"고 했다.
한미 손지웅 부사장도 "글로벌 의약품을 만들기 위해 최근 2년간 적자 경영에도 불구하고 800억원 안팎의 R&D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인체(원숭이) 실험을 할 수 있는 북경한미와의 연계를 통해 우수 약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 연구원도 "신약 개발 가능성이 극히 낮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무모하다고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동아는 한자를 많이 쓰는데 중국, 한국, 일본을 아우를 수 있는 것이 한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고 답했다.
"글로벌화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 그러나…"
하지만 제약사 관계자들은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약산업에 대한 인식과 지원책은 답보된 상태라며 아쉬움을 보였다.
특히 제약산업하면 늘 따라붙는 리베이트·복제약 회사라는 수식어와 약가인하 등 수많은 예측불가능한 규제들은 안타깝다고까지 했다.
"여기저기서 제약산업하면 신성장동력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약가인하 등에 치여 R&D 투자를 줄여야하네 마네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규제는 확실하지만 지원책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 공통된 목소립니다."
"하도 규제정책이 많다보니 일각에서는 제약산업이 건보재정 안정화 대상이라는 소리까지 나옵니다. 만약 정부가 확실한 제약업 육성책이 없다면 갑작스런 약가인하 등의 정책을 내놔 투자 의욕이라도 꺾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역할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