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학회는 사후피임약을 전문약으로 분류하는 현행 체계를 유지한 결과에 '선방'했다는 분위기인 반면 안과는 0.18% 히아레인 점안제의 동시분류(일반약 또는 전문약) 방침에 '허탈'한 표정을 보이고 있다.
29일 산부인과의사회 박노준 회장은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의약품 재분류 결과에 대해 오남용의 우려가 있는 응급피임약이 전문약으로 유지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응급피임약은 고용량의 호르몬이 함유돼 있어 고위험 대상자에겐 투약에 신중해야 하는 만큼 전문의 상담에 따른 처방이 필수"라면서 "오남용의 우려가 있는 응급피임약의 전문약 유지를 당연한 조치로 적극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분류를 통해 산부인과의사회와 학회는 응급피임약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철저한 상담과 검진으로 올바른 피임법과 낙태 예방에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일반약인 사전피임약이 전문약으로 전환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 회장은 "사전경구피임약은 장기간 복용하는 복합 호르몬제로 혈전증 등 여러 부작용 보고가 나오고 있고, 지금도 제대로 안전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면서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된다면 국민 건강의 안전성 측면에서 큰 손실이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0.1%, 0.18% 히아레인 점안제의 동시분류 소식에 안과의사회는 침울한 표정을 보이고 있다.
안과의사회 관계자는 "0.1%, 0.18% 히아레인 제제의 재분류를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는데 결과에 허탈감을 감출 수 없다"면서 "이는 전문가인 안과의사회의 목소리가 철저히 배제된 결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0.1~0.3% 히아레인 안약의 주 성분은 히아레인산 나트륨으로 비록 성분이 동일하더라도 첨가제에 따라서 다양한 효과나 부작용이 발생한다"면서 "히아레인을 약국에서 판매해 접근성만 높이면 일시적으로 증상만 완화시켜서 오히려 치료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0.1%와 0.18% 제제가 마켓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90%에 달하고 전문약 영역인 0.3% 제제는 불과 10% 미만에 불과하다"면서 "히아레인은 의사들보다 주로 약사들이 다루는 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응급피임약 전환이 워낙 큰 이슈다 보니 히아레인 점안액의 안전성 문제는 상대적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면서 "이와 관련한 의견은 오늘(29일) 상임이사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