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등급제 시행 이후 간호조무사 인력이 늘어났다는 간호사협회의 주장에 간호조무사협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간호등급제 이후 11년간 간호조무사 인력이 106%가 늘어났다는 간협의 주장과 달리 의료기관 병상수 증가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간호조무사는 감소했다는 것이다.
30일 대한간호조무사협회(회장 강순심)는 "간호등급제 이후 병원급 간호조무사 인력이 106% 증가했다는 간협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이는 의료기관 종별 현황과 병상수 증가에 따른 기초 자료의 비교 분석조차 이뤄지지 않은 통계"라고 비판했다.
간무협은 심평원 자료를 토대로 "간호등급제 시행 후 상급종합병원 병상수는 20.7%가 증가했고 병원 병상수는 105% 증가했다"면서 "종별로 보면 간호사는 상급종합병원에서 9271명(58.0%)이 증가한 반면 간호조무사는 640명(16.7%)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간무협은 이어 "종합병원은 간호사가 1만 4914명(64.2%) 증가한 반면 간호조무사는 1376명(18.0%) 감소했다"면서 "병원급 의료기관 역시 간호사는 1만 2457명(111.3%)이 늘었지만 간호조무사는 4986명(66.9%)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즉 병원급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 수가 늘어난 것은 의료기관 수가 늘어난 데 따른 착시현상이라는 것.
간무협은 "2000년 당시 681개였던 병원급 의료기관은 현재 1401개로 그간 720개 기관이 새로 생겼다"면서 "기관 수가 2배(105%)로 늘어남에 따라 간호사가 111.3%나 증가한 것에 비하면 간호조무사는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과 마찬가지다"고 환기시켰다.
간무협은 "이는 기관당 인력을 비교해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면서 "상급종합병원의 간호사 수는 2000년 대비 202.3명(54.3%)이 늘어났고 종합병원은 44.4명이 늘어 46.8% 증가했으며, 병원도 0.4명 늘어 2.7% 증가했다"고 전했다.
반면 병원급 이상의 기관당 간호조무사 수는 상급종합병원 72.7명, 종합병원 22.9명, 병원 8.9명으로 간호수가차등제 시행 전과 비교해 각각 18.6%, 26.7%, 18.9%의 감소율을 보였다는 것.
이와 관련 강순심 회장은 "통계에서 보듯 간호등급제 이후 병원급 의료기관의 간호조무사는 꾸준히 퇴출됐다"면서 "협회 자체 집계로 보면 서울 모 종합병원의 경우 2000년 405명에서 2009년 18명으로 95.6% 감소할 정도로 간호조무사는 간호등급제의 최대 피해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회장은 "중소병원이 간호조무사 인력의 효율적 활용 방안 등을 건의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같은 억지 통계치가 나왔다"면서 "이는 간호조무사의 인력 활용을 통한 간호등급제 개선 방안 모색에 지장을 초래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혹이 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