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과정 중 2회 출산을 할 경우 3개월간 추가 수련을 받도록 한 규정은 삭제할 필요가 있다."
2회 출산시 출산휴가 기간을 보충하기 위해 3개월의 수련 기간을 추가하는 규정을 폐지하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폐지에 찬성하는 쪽은 여성 전공의의 임신과 출산 기피 현상을 막기 위해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다른 쪽은 출산휴가 대신 1년의 육아휴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한국여자의사회는 최근 '출산에 따른 여 전공의 수련환경 실태와 저출산 개선방안' 토론회를 갖고 여성전공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다.
먼저 김소윤 연세대 의료법윤리학과 교수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여 전공의를 둘러싼 불규칙적이고 노동강도가 높은 근무환경의 개선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그에 따르면 여성 전공의는 업무과정에서 겪는 수면부족과 다량의 지식 습득, 개인시간 부족, 야간당직 등으로 출산을 포기하거나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김 교수는 "최근 서울대병원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서 출산휴가 경험자의 76%가 90일의 법정기준 휴가일을 다 쓰지 못했다"면서 "아이 양육과 육체적 피로 등이 임신과 출산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가 내놓은 대안은 크게 ▲2명 출산시 추가 수련규정 삭제 ▲임산부를 위한 장시간 근로 금지 ▲3개월 출산휴가 의무화 ▲대체인력 확보 ▲육아시설 확보 등이다.
김 교수는 "지역과 전공과목에 따라 90일의 출산휴가가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 규정을 어기면 법적 제재가 뒤따르도록 강제성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수련 기간 2회 출산하면 3개월의 추가 수련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교육 시간을 채우는 목적이 강하다"면서 "향후 이 조항을 폐지하고 전공과목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해 교육 성과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3개월 추가 수련 조항 폐지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백경우 의사협회 의무이사는 "수련기관 중 2회 출산휴가를 쓰면 6개월이 빠져 수련기간이 적게 된다"면서 "둘째를 가진 경우 3개월 휴가 후 추가 수련이나 1년간 육아휴직을 하는 방안을 선택하도록 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재중 병원협회 수련교육 부위원장은 "만일 2회 출산으로 6개월까지 수련을 안받아도 된다면 처음부터 수련기간을 줄여야 한다"면서 "조항 폐지에 따라 다른 전공의들이 괜히 최소 3개월 이상 더 수련을 받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유럽의 일부 국가들은 여성 전공의가 임신을 하면 예외 없이 1년 휴직을 하도록 돼 있다"면서 "이후 1년의 추가 수련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