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검사)기록에 따르면 신부전이 아닌데 (의사 선생님) 예상만으로 투석을 했네요."
의사 "교수님이 경험적 판단으로 내린 결정입니다. 외과에서는 경험과 감으로 의존하는 영역이 살아 있습니다."
환자 "심평원에서 일정한 수치를 정한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MBC 의학드라마 '골든타임'이 연일 화제다. 의료현장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가장 최근 방영된 18, 19회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과 의사의 관계를 사실적으로 담아 관심을 모았다.
극중 심평원 직원은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항생제 반코마이신을 처방한 외상외과 전문의 최인혁 교수에게 객관적인 의견을 내놓으라고 억박질렀다.
심평원의 급여기준과 의사의 임상경험을 놓고 생기는 갈등은 해묵은 논쟁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아무래도 드라마다 보니까 비현실적인 부분이 많다. 현지조사도 드라마처럼 고압적인 태도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진료에 방해될 것 같아서 오히려 더 조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기본 원칙은 같다. 무 자르듯이 무조건 안된다고 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통로로 의료현장과 대화를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심평원은 현재 급여기준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의신청제도를 비롯해 현실과 맞지 않는 급여기준 개선을 요청할 수 있는 신문고, 해마다 요양병원 보험심사 관계자와의 간담회가 있다.
또 급여기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사들의 건의사항을 듣기 위한 종합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드라마를 시청한 한 개원의는 "건강보험의 특성상 과도한 지출을 줄여야 수지가 맞는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현실과 동떨어진 기준을 고치기 위해 대한의사협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현실은 인정하지만 서로를 이해하려는 자세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의학은 완성된 학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는 경험을 통해 새로운 것을 계속 발견해 나간다. 지금은 의사나 심평원이나 다를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는게 아니라 서로 옳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에서 자기가 알고 있는 심사기준을 적용한 심평원 직원이 잘못한 것도 아니고, 의사가 객관적 기준을 말하지 못했다고 잘못한 것도 아니다. 각자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