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비뇨기과 원장은 특정 비아그라 복제약을 달라는 환자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는 뻔히 알지만 환자를 대상으로 일일이 설명해줄 수도 없다.
"비아그라 복제약이 워낙 많다 보니 제약사간 경쟁이 치열하다. 그것도 편법으로다. 약사 마진이 그 대표적이다. 어떤 곳은 한 알 팔아주면 1000원씩 준다. 일부 약국에서는 실제 '병원가서 이 약 달라고 해라"며 유도까지 한다."
사실 확인을 위해 비뇨기과 인근 약국 몇 곳을 찾았다.
그리고 비아그라 발기약을 살 수 있냐고 물었다. 30대 초반인 기자의 질문에 많은 약사들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병원 가서 처방전 받아와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요즘 가장 잘 나가는 비아그라 복제약이 있다던데…"
"A제품이 제일 잘 나가긴 하는데...혹시 어디서 나오셨나요?"(B약국)
"저희는 처방전에 따라 조제합니다. 어디시죠?"(C약국)
수 곳을 들렸지만 유사한 반응이었다. 30대 초반인 기자의 나이가 특정 비아그라 복제약 처방 유도 현상을 목격하는데 발목을 잡은 듯 했다.
비뇨기과로 다시 발길을 돌렸다. 의사들의 증언이 비아그라 복제약 출시 후 새로 생겨난 현상과 문제점을 확인할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환자 문턱 낮아졌지만…처방 유도 등 부작용도 커져"
D비교기과 원장. 방금전 자초지종을 말하자 껄껄 웃었다. 약사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낯선 사람이 오면 당연히 경계한다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는 비아그라 복제약 출시 석달을 평가했다. 싼 가격 등의 이유로 발기약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져 환자 문턱이 낮아진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내 새로 나타난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수십종의 비아그라 복제약이 나오다보니 제약사간 출혈 경쟁이 심하다. 한 알당 약사에게 마진을 준다. 어느 날 50대 환자가 특정 발기약을 달라고 하길래 어떻게 이 약을 아냐고 물었더니 'OO정 24알'이라고 약국서 적어준 종이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어 "대놓고 말하면 마진을 놓고 제약사와 약사가 짜고 장사한 것이다. 물론 일부겠지만 이건 안된다. 이렇게 유도해서 환자가 약 먹고 탈 나면 의사 책임이다. 약사 책임은 없다. 복제약 효능이 다 비슷하고, 이 제네릭 달라는데 안 줄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E비교기과 원장은 제약사의 마케팅 방식을 꼬집었다. 특히 F사를 지목했다. 이 회사는 약사 마진, 포장 단위 등의 정책으로 상술을 부리고 있다고까지 비난했다.
그는 "F사는 1알당 약사에게 1000원을 준다. 약사는 많이 팔면 이득이니 단골 환자에게 '병원 가서 G약 주세요'라고 시킨다. 환자가 뭘 아냐. 의약사 말에 순종적인 게 대한민국이다. 또 F사 약은 박스당 24알이다. 제약사가 오남용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비뇨기과 방문 환자들은 다른 질환을 진찰받으러 오는 김에 발기약을 처방 받아간다. 우리는 진찰료만 받지 발기약 처방료는 안 받는다. 하지만 약사는 처방전 보고 약 주는데 마진 받는다. 환자가 잘못되더라도 책임도 필요없다. 한참 잘못된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이렇다보니 의사와 약사간의 직능간 분쟁도 생길 판이다. 자존심이 상한다. 비아그라 복제약이 노인들의 즐거운 삶을 위해서는 좋은데 너무 싸지고 많아지다보니 출혈 경쟁으로 나쁜 뒷면만 부활되고 있다"며 씁씁해했다.
비아그라 복제약 출시 석달. 발기약에 대한 국민들의 접근성은 높아졌지만 그와 동시에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