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방의 한 대학병원이 전공의 수급난으로 인해 지역 병의원에 분만 산모 전원을 요청하는 사태가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밀려드는 분만 산모들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데다 응급환자 발생시 이에 대처할 수 없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 이 대학병원의 하소연이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25일 "몇년째 산부인과 전공의를 뽑지 못했으니 어려운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냐"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병원은 지난 2년간 산부인과 전공의를 뽑지 못해 저년차 전공의가 전무한 상황이다.
더욱이 4명밖에 없는 전공의 중 3명이 4년차라는 점에서 올 10월 전문의 시험 준비에 들어가면 진료 공백이 불가피하다.
결국 이러한 현실에 부담을 느낀 대학병원은 산부인과 과장 이름으로 지역내 산부인과 병의원에 협조 공문을 발송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 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공문을 통해 "현재 우리 병원은 진료를 할 수 있는 전공의가 1명밖에 없다"며 "결국 분만이나 응급환자 발생시 당직교수 혼자 임산부와 응급환자 처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는 의료사고 가능성이 너무 높아진다"며 "정산분만이 가능한 임산부는 불가피하게 개원 원장들에게 전원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산부인과학회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우선 학회 차원에서 현황을 면밀히 파악한 뒤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 김선행 이사장은 "지역 거점병원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났다는 것은 큰 충격"이라며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회에 아직 이같은 일이 보고되지 않은 만큼 상황을 파악한 뒤 이사들과 의견을 나눠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