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필락시스로 환자가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치료 시 관심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임상증상이 다양해 의사들도 아나필라시스인지 잘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아나필락시스 캠페인 정재원 사무국장(일산백병원 교수)은 아나필락시스 환자에 대한 의사들의 사후조치와 설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나필락시스는 알레르기 쇼크로서 땅콩, 벌, CT조영제 등 원인 물질에 노출된 후 갑작스럽게 전신적으로 나타나는 과민반응을 말한다.
천식알레르기학회는 지난해 4월 아나필락시스 캠페인본부를 꾸리고 의료인, 환자를 대상으로 3년을 목표로 캠페인 및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년간 학회는 언론홍보를 비롯해 보건소에서 또는 구급요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또 간행물, 포스터를 만들어 병원에 배포하기도 했다. 추후에는 아나필락시스 가이드라인도 만들 예정이다.
학회 차원에서는 근거만들기 작업의 일환으로 2007~2011년 14개 대학병원에서 아낙필락시스 진단을 받은 환자 1707명의 자료 분석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결과에 따르면 아나필락시스 환자 10명 중 4명은 약물이 원인이었으며 음식물, 벌독, 운동 순으로 많았다.
정 사무국장은 "아나필락시스는 빈도가 적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주로 후향적 연구결과를 가지고 가이드라인을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이번 학회 차원의 연구와 함께 지역적, 병원별 연구결과를 모아 국내형 아나필락시스 진료 가이드라인을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어려워진 제약환경으로 인해 활발한 캠페인 진행뿐만 아니라 가이드라인 만들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앞으로 의사들의 인식조사, 응급실에서 아낙필락시스 응급처치가 제대로 잘 이뤄지고 있는지 등의 계몽적 연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 아나필락시스 응급대처법 교육용 동영상 제작도 유보됐다.
정 사무국장은 "지난해 캠페인 예산은 3000만원 이었다. 공모를 통해서 제약사의 후원금을 받아야 하는데 아무래도 환경이 어렵다 보니 선뜻 나서는 제약사가 없다. 이건 우리 학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에피네프린 근육주사를 조기에 투여하는 것이 정답이지만 현실은…"
정재원 사무국장은 아나필락시스 치료에서는 정확한 진단과 사후조치, 향후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대처법을 환자에게 설명해주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나필락시스 환자에게는 에피네프린 주사가 최선의 치료법이며, 피하가 아닌 근육주사를 해야 한다. 환자는 의사 처방을 받아 응급 처치로 직접 에피네프린을 주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응급실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들이 에피네프린 근육주사의 중요성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정 사무국장은 "아나필락시스 환자는 응급실로 많이 실려오기 때문에 응급처치가 중요하다. 1990년대만해도 에피네프린 피하주사가 족보였다. 하지만 피하주사는 전신 혈류에 도착하는 시간이 근육주사보다 4배 이상 느리다. 2004년 이후에는 근육주사가 정석으로 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료진이 에피네프린을 투여해야할 시점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환자도 처방받은 자가주사용 에피네프린을 선뜻 스스로 찔러서 투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