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가 LG유플러스와 함께 병의원용 전자차트를 개발하기로 공식화 하자 대기업이 처방정보를 빼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모 전자차트 업체가 환자정보 유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은 것처럼 대기업이 서버를 운용하면서 처방 정보를 빼가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는 지적이다.
5일 은상용 의협 전 정보통신이사는 "의협이 전자차트를 클라우드 방식으로 대기업과 기술제휴를 맺어 개발하고 있다"면서 "처방 정보가 기업 서버에 저장되는 만큼 정보 유출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방식은 기존의 전자차트와 달리 개인별 하드 등 저장장치에 자료를 저장하지 않고 중앙 서버에 처방정보를 전송한다.
인터넷망이 설치된 병의원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컴퓨터, 노트북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서버에 저장된 자료에 접근할 수 있다.
은상용 전 이사는 "서버와 망 자체가 LG 것이기 때문에 모든 의료정보가 서버에 집적된다"면서 "의협이 서버에 대한 소유권이 없기 때문에 기업이 데이터를 빼내는지 감시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 전자차트 업체에서도 환자 정보를 빼갔다는 의혹을 산 것처럼 자료를 보유한 기업이 정보를 빼 내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면서 "의협이 차트를 직접 개발하고 서버와 인터넷 망도 입찰을 받아 의협이 직접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준석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정책이사 역시 "업체가 이윤 추구를 위해 처방 정보를 유출, 가공하더라도 사실상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 "이를 알 수 있는 것은 웹관리자나 프로그래머밖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자 정보가 별도의 서버에 저장되는 것은 위헌의 소지도 있다"면서 "시민단체가 알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남 이사는 "대형 전자차트 업체들이 클라우딩 대신 로컬 데이타베이스 방식을 선택하는 것은 해킹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클라우딩 방식에서는 수집된 데이터 량이 많기 때문에 백업도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의협이 입찰을 통해 업체 경쟁으로 투명하게 처리해야 할 문제를 너무 성급하게 처리한 느낌이 있다"면서 "로컬 데이타베이스 방식으로 개발하는 것이 어렵지도 않은데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의료계가 공식적으로 클라우딩 방식을 선택하는데 우려감이 든다"고 밝혔다.
반면 의협은 안전성 논란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송형곤 의협 대변인은 "정보 유출에 대한 보장이 안되면 협회 차원에서 전자차트를 공동개발할 이유가 없다"면서 "LG 측과 보안성 문제에 대해 의견 접근이 됐기 때문에 정보 유출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미 LG유플러스는 병원급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청구 소프트웨어를 서비스하고 있지만 아직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다"면서 "가능성 만으로 클라우드 방식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조금 지나친 감이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이어 "클라우드 방식은 병의원 청구에 문제가 생기면 A/S기사 대신 원격제어로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기존의 전자차트 이용료보다 가격을 낮출 수 있다"면서 "네트워크 시스템이 점점 클라우드와 같은 가상화로 가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