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철 전 병원협회장(서울대병원)이 6일자 모 일간지 칼럼 기고를 통해 최근 대선후보들의 보건의료 공약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들과 각 캠프에서 내놓은 보건의료 분야 공약을 보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성 있는 보험 재정 확충안은 없고 선심성 정책만 나열하고 있다"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의료서비스와 교육, 보육과는 달리 일단 시작되면 높아진 보장성을 원래 수준으로 되돌릴 때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되는 속성이 있다"면서 "의료는 의식주보다 더 절실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선 후보의 공약을 현실화 할 경우 고령화 등 사회현상을 감안할 때 향후 5~6년 후 GDP 대비 국가 채무가 PIGS(포르투칼,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4개국 수준으로 악화되는 큰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우려다.
성 전 병원협회장은 "보험급여를 확대하더라도 가계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증질환, 난치성질환, 만성질환 등에 최우선으로 지원을 확대하되, 점진적으로 시행하면서 재원을 감당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정책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칫하면 후손에게 엄청난 나랏빚을 떠넘기는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대안으로 고소득자에게 70%에 이르는 세금을 부과해 충당하고 선택적 복지로 전환하는 정책을 병행하는 북유럽 국가의 보건의료 제도를 제시했다.
그는 "증세 없이 건보 재정 수십조원을 효율적인 예산 집행 및 절감, 세수 누락방지, 예산 전용 등으로 마련한다는 정책은 사상누각처럼 공허해 보인다"고 꼬집으며 지혜를 모으는데 의료인도 직접 나서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그는 이어 "의료인들은 유관 단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중증질환 진료의 환자 본인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무엇인지 강구해야 한다"면서 "국회와 정당은 토론회와 공청회 등을 통해 유관 단체 전문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2012년 대선의 선심성 보건복지 정책이 경제를 기울게 한 과오로 판명날 경우 단지 5년을 허비하는 게 아니라 10년 혹은 그 이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