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은 어떤 보건의료 정책을 추진하는 대통령을 바랄까?
상급병실료, 선택질료비, 초음파, MRI, 항암제 등 비보험 진료비를 없앨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는 대통령을 가장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6일 서울 정동 산다미아노에서 제3회 환자 샤우팅 카페를 열고 환자가 바라는 보건의료정책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자리에는 대선후보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부인인 김정숙, 김미경 씨가 참석했다. 박근혜 후보는 서면 메시지로 대신했다.
환자단체연합은 지난달 25일부터 2주 동안 환자 1000명을 대상으로 11가지 보건의료정책을 제시하고 18대 대통령이 추진하기를 희망하는 정책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병원비 폭탄 비보험 진료비를 없애는 정책이 25.8%로 가장 많았다.
고액 간병비와 간병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정책이 15%로 뒤를 이었고, 병원 안전사고 방패막이인 '환자안전법' 제정, 지방 중증환자가 서울에 있는 병원에 가지 않아도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정책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대선후보 부인들은 잘못된 선택진료 관행으로 마취가 잘못되는 사고를 겪고 6년째 세미코마 상태에 놓여있는 아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엄마 우미향 씨의 샤우팅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우미향 씨는 아들이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 수술을 받아야 했고 마취과 의사를 선택진료의사로 선택했다.
하지만 수술 당시 마취는 선택진료 의사가 아닌 레지던트 1년차가 했고 부분마취가 잘 안돼 전신마취를 하던 중 아들에게 심정지가 발생해 세미코마 상태에 빠진 것.
우 씨는 "선택진료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하는 것인데 레지던트 1년차가 마취한다고 했으면 어느 부모가 맡겼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계는 하나의 권력"…"의료시스템에도 소신 필요"
우 씨의 사연을 들은 대선 후보 부인들은 "국민 한사람으로서 화가 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김정숙 씨는 자신의 사연도 소개하기도 하며 우 씨의 사연에 적극 공감했다.
김정숙 씨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어머니와 편도선 수술을 한 시누이의 사연을 소개했다.
4년 동안 약제 기준 때문에 치매약 대신 비타민을 처방받아야 했던 어머니의 사연과 편도선 수술 후 의료진이 실수로 거즈를 편도선에 남겨 폐렴까지 걸렸던 시누이 사연을 통해 의료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의료계는 하나의 권력이었다. 이들은 자기네들의 이익만을 위해서 움직이고 자기의 것을 내려놓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문재인 후보가 발표 예정인 건강보건의료 공약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또 "환자가 모여서 어떤 말을 할 때 하나의 방향이 돼서 파워를 일으키는 모임이 된다면 잘 하고 있는 것"이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안철수 후보 부인 김미경 씨도 "살려달라고 들어간 병원에서 의도치 않게 반식물인간이 되는 과정을 듣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인간으로서 화가 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의료시스템에도 소신이 필요하다. 사람이 하는 일에서 생길 수 있는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그는 환자, 보호자와 의료진의 신뢰를 강조했다.
김미경 씨는 "의료진은 환자, 보호자에게 충분히 위험성을 알려주고 정보를 나눠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몸에 일어난 일에 대해 스스로 권리를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신뢰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철수 후보의 생각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항목들이 건강보험급여에 포함되면 중증질환자나 가족들이 겪는 경제적, 사회적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지혜를 모아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