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신약을 둘러싸고 한의사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한특위)가 똑같은 '분노'를 드러냈다.
한의사 비대위는 의사들이 무분별하게 천연물신약을 처방해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인 반면 한특위는 한의사들이 현대의약품을 쓰고자 하는 음모를 숨기고 있다며 격앙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7일 한의사 비대위는 모 일간지에 두곳에 '한의사들이 20년 만에 거리로 나선 이유'라는 제목의 광고를 내고 "제약회사와 결탁한 식약청의 말도 안되는 의약품 분류가 한의학을 죽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2012년 3월 식약청은 레일라 정을 전문약으로 분류했다"면서 "원래 이 약은 한의사 배원식 선생이 개발한 활맥모과주라는 처방으로 12가지 한약재를 그대로 추출한 의약품"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어 "한의사가 연구하고 개발한 한약처방을 제약회사가 가져가 몇가지 허술한 임상데이터 자료를 식약청에 제출했다"면서 "식약청은 이 약을 전문약으로 분류해 의사들이 처방하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비대위는 "한약을 모르는 의사들에 의해 무분별하게 천연물신약을 처방해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에 한의사들은 정말 황당하고 분노하고 있다"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 국민 여러분들이 도와달라"고 주문했다.
광고가 나가자 한특위도 즉각적인 '분노'의 메세지를 전했다.
한특위는 성명서를 통해 "한방에서 처방할 수 없는 명백한 의약품에 대해 처방권을 넘겨달라는 한의사들의 억지를 보며 본 위원회는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질타하고 나섰다.
한특위는 "옛날 책에 근거해 독성검사와 안전성 검사가 없이 한약과 약침을 사용하고 스테로이드 한방크림을 판매하거나 한약에 간질약을 넣은 한의사가 350여명 존재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한의사들이 천연물 신약의 독성, 안전성 검사의 문제점을 운운할 자격이 있냐"고 꼬집었다.
한특위는 이어 "천연물신약 처방권 요구 뒤에는 의사들만 사용할 수 있는 현대의약품을 쓰고자 하는 음모가 숨어있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 "정부는 불법으로 천연물신약을 공급하고 사용하는 한의사들을 강력하게 처벌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