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노환규 회장이 승부수를 던졌다. 의료계 대표자들이 대정부 투쟁 로드맵을 거부하자 민초 회원들에게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노 회장은 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Are U Ready enough to Make a Change?라고 회원들에게 물었고, 8천명이 넘는 분들의 대다수(약 80%)가 협회 결정에 따르겠다고 답했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그는 "그러나 회원들과 의료계 대표자들의 의견은 달랐다"고 말했다.
이는 7일 오후 16개 시도의사회 회장 및 의장, 각과개원의사회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의료계 대표자 연석회의를 의미한다.
노 회장은 "안타깝게도 참석자 중 다수가 '회원들이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대정부 투쟁을 반대하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서울시의사회 모 부회장께서는 25개 서울시 구의사회 회장 25명 중 22명이 대정부 투쟁을 적극적으로 반대했고, 반드시 의협 회장을 설득해 포기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쟁을 반대하시는 분들 중에는 실패를 우려하거나, 대표로서 투쟁을 이끌어가야 하는 자리를 부담스러워하셨다"면서 "2000년 의권투쟁은 의사들에게 소중한 경험적 자산으로 남겨진 부분도 있지만 패배의식으로 남겨진 부분도 적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노 회장은 민초 회원들에게 투쟁 동참을 직접 호소하고 나섰다.
노 회장은 "(의료계 대표자들이) 설문조사에 나타난 회원들의 뜻을 믿지 못하겠다고 하시니, 여러분이 직접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노 회장은 "협회의 공식 투쟁 선포는 연기됐다"면서 "이제 회원들께서 자발적으로 참여해주실 것을 요청함으로서 회원들의 뜻을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회원들이 참여하시면 여러분들의 뜻을 대표자들이 존중해 섬길 것이고, 회원들의 참여가 미진하다면 제가 저의 신념과 의지를 접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노 회장은 대표자 연석회의에서 제안했던 투쟁 로드맵도 공개했다.
투쟁 로드맵에 따르면 대정부 요구사항은 ▲수가결정구조 개선 ▲포괄수가제도 개선 ▲성분명처방, 총액계약제 포기 약속 ▲선진국형 진료제도 추진 등 4가지다.
투쟁은 당장 12일부터 시작한다.
12일 개원의와 전공의가 주 40시간 근무, 토요일 휴무, 의협 회장 단식에 돌입하며, 26일에는 투쟁 강도를 높여 주중 1일 휴무, 포괄수가 해당 비응급수술 연기를 제안했다.
또 12월 10일에는 개원의 주중 2일 휴무에 들어가며, 복지부가 4가지 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17일 개원의 전면 휴페업, 전공의 40시간 근무+주중 2일 휴무, 교수 및 봉직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