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근이 많은 직장인 A씨.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다가 길가에 걸린 현수막을 발견한다. 건너편에 있는 B병원의 독감백신 접종 플래카드였다. 시간도 남고 해서 호기심에 병원을 방문했다. 그리고 물었다.
A씨: 독감백신 1회 접종비 얼마예요?
B병원 직원: 2만5000원입니다.
A씨는 이어 물었다. 가족 4명이 맞으면 할인이 되냐고.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에 A씨는 기분이 불쾌해졌다. 가격 비교하러 왔냐는 오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A씨: 4명 맞으면 할인되나요?
B병원 직원: 아니요. 그냥 10만원입니다. 저희가 좀 비싼가요? 건너편 병원은 얼마래요? 알아보고 오셨죠?
A씨: 아니요. 싸면 한 번 맞을까해서요.
B병원 직원: 죄송합니다. 하도 독감백신 접종비 문의 전화가 많이 와서...
A씨는 "호기심 반, 싸면 한 번 접종할까 하는 마음 반으로 독감백신 접종비를 물었지만 예상치 못한 답변이 돌아와 당황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런 상황은 왜 발생하는 걸까.
B병원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십번 걸려오는 독감백신 문의전화에 노이로제가 걸린 탓이라고 했다.
그는 "전화가 와서 독감백신 접종비 가격을 알려주면 다짜고짜 왜 이렇게 비싸냐고 따지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병원마다 독감백신을 들여오는 가격은 물론 진료비, 인건비 등도 천차만별이다. 모든 상황을 종합해서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다. 가격 문의 전화는 물론 이미 접종 환자들이 다른 병원 가격을 알고 항의하는 경우도 잦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에 C병원 내과 개원의도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일부 병의원에서 독감백신을 저가에 맞춰주면서 환자들은 이외에는 모두 바가지를 씌운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일일이 설명해봐야 내 입만 아프다. 가격 얘기가 나오면 솔직히 예민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