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이 대정부 투쟁을 하겠다면 그냥 도와주면 되는 것 아닙니까?"
"노 회장이 돌격대장도 아닌데 일만 벌여놓으면 우리가 따라야 합니까?"
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의 대정부 투쟁 로드맵과 관련 각 구의사회 및 임원진의 난상토론이 벌여졌다.
서울시의사회는 휴진을 포함한 강경 투쟁 지지 여부를 묻는 전회원 설문조사를 벌인 후 지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13일 서울시의사회는 협회 회관 5층에서 제1차 이사회를 열고 의협의 대정부 투쟁 로드맵 대응과 관련한 지지 여부를 논의했다.
이날 각 구의사회 회장단과 임원진들은 대정부 투쟁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각차로 인해 의견 조율에 애를 먹었다.
먼저 노환규 회장의 투쟁 로드맵이 회원들의 정서와 갭이 크다는 점이 지적됐다.
모 임원은 "회원들 정서는 의료제도 개혁을 위한 투쟁에는 공감하지만 파업은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이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원의 뜻이기 때문에 여론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임원 역시 "투쟁한다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의협이 지시를 내리고 우리보고 따라와라 하는 식으로 하는 건 아니다"고 꼬집었다.
모 임원은 "깃발 들었을 때 조직이 70~80% 이상 참여하는 상황해서 투쟁을 전개해야하는데 노 회장은 너무 앞서 간다"면서 "경청하고 받아들여야지 생각을 주입하려고 하는 이런 독재가 없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투쟁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모 임원은 "원칙이 중요하기 때문에 의협이 투쟁으로 방향을 정했으면 따르면 되는 것이지 따로 의견수렴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맞섰다.
그는 "25개구 마다 입장이 다르다 보니 설문조사를 하면 내부 분열을 일으킬 수도 있다"면서 "상징적으로 의협과 시도의사회, 개원의들이 한목소리를 내야 단결된 힘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 임원은 "사단장이 싸우라고 하면 싸워야지 투쟁은 하겠다고 하면서 파업은 안 하겠다는 게 말이 되냐"면서 "서울시의사회가 빨리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시의사회는 찬성 26표, 반대 12표로 투쟁 지지 여부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설문조사는 25개 구 주도 아래 전회원을 대상으로 일주일간 벌어진다.
설문 문구는 "의협 투쟁 로드맵과 휴진을 포함한 강경 투쟁에 찬성/반대하냐"는 것으로 공개 회람과 문자 메세지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다.
서울시의사회는 설문조사 결과가 취합되는 대로 회원 뜻에 따라 투쟁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표명한다는 계획이다.